2년간 PGA투어 풀시드 확보
브리티시 오픈 티켓도 획득
18세때 US아마추어 우승 주목
그동안 성적 부진 한방에 날려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25·이진명)가 프로 데뷔 6년 2개월 만에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정상에 올랐다.
6일(한국시간)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올드화이트 TPC(파70)에서 열린 그린브라이어 클래식(총상금 670만 달러) 4라운드에서 3타를 줄인 대니 리는 합계 13언더파 267타를 적어내 케빈 키스너, 로버트 스트렙(이상 미국), 데이비드 헌(캐나다)과 함께 연장전에 돌입했다.
대니 리는 연장전에 돌입하면서 긴장을 풀고자 ‘특별한 의식’을 치렀다. 그는 “캐디에게 부탁해 연장전 선수 명단을 18번 홀 티 근처에 있는 모형 우물에 넣었다”면서 “(의식을 거행한 뒤) 정말 이길 수 있을 것이란 느낌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가 열린 올드화이트 TPC는 유황온천이 있던 곳으로 그린브라이어 클래식의 우승컵도 사람들이 온천을 즐기던 우물을 형상화한 모습이다.
대니 리는 18번 홀(파3)에서 진행된 연장 첫 홀에서 6m 거리 버디퍼트를 성공시켜 헌과 함께 연장 2번째 홀에 진출했다. 버디에 실패한 키스너와 스트렙은 탈락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17번 홀(파5)에서 계속된 연장 2차전에서 대니 리와 헌은 티샷을 왼쪽 러프로 보냈지만 헌의 상황이 더 나빴다. 헌은 나무가 시야를 가린 탓에 2번째 샷으로 그린을 공략하지 못했고, 페어웨이로 꺼내려다 볼을 깊은 러프의 벙커 턱에 떨어뜨렸다. 반면 대니 리는 안전하게 3번째 샷으로 그린 위에 볼을 올렸고, 헌은 잇따른 실수로 5번 만에 그린에 올려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헌은 보기를 기록했고, 대니 리는 2퍼트로 마무리하며 우승을 확정했다. 대니 리는 120만6000달러(약 13억5000만 원)의 상금과 함께 향후 2년간의 PGA투어 풀시드권을 확보했고, 오는 16일 개막되는 브리티시 오픈 참가 티켓도 손에 쥐었다.
타이거 우즈(미국)는 2년 만에 보기 없이(버디 3개) 파이널 라운드를 끝내며 회복의 조짐을 보였다. 우즈는 합계 7언더파 273타, 공동 32위를 차지해 시즌 최고 성적을 남겼다.
대니 리는 1990년 한국에서 태어나 8세 때 뉴질랜드로 이민 갔고 9세 때 골프에 입문했다. 티칭 프로 출신으로 연습장을 운영하던 어머니 서수진 씨의 지도를 받았던 대니 리는 2008년 US아마추어선수권대회에서 최연소로 우승했다. 당시 18세 1개월이던 대니 리는 종전 기록(우즈의 18세 7개월)을 6개월 앞당겼다. 이 기록은 이듬해 17세에 대회를 제패한 안병훈이 깨트렸다.
대니 리는 2009년 2월 유럽프로골프투어 조니워커 클래식에서 정상에 오른 뒤 프로로 전향했다. PGA투어 진출을 위해 퀄리파잉스쿨에 응시했지만 잘 풀리지 않았고, 2011년 2부 투어인 네이션와이드 투어(현 웹닷컴 투어)를 거쳐 이듬해 PGA투어에 합류했다.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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