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프라스 “48시간 내 협상”
내일 유로존 긴급정상회의
그리스 국민의 선택은 ‘오히(oxi:반대)’였다. 전 세계의 관심 속에서 5일 치러진 국민투표에서 그리스 유권자들은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채권단의 추가긴축 요구안을 거부했다. 그리스 내무부는 개표결과 긴축 ‘반대’표가 61.33%, ‘찬성’표가 38.67%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결과는 투표 전 여론조사와 5일 오후 7시(한국시간 6일 오전 1시) 투표가 끝나자마자 발표된 출구조사 결과에서 찬반 표차가 박빙을 이룰 것으로 전망됐던 것과는 크게 차이가 난다. “국민투표에서 반대 표가 많이 나와야 채권단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입지를 차지할 수 있다”는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의 호소가 유권자들의 표심을 움직인 것으로 분석된다. 개표 결과가 발표되자, 아테네 중심가의 신타그마 광장에는 추가긴축을 반대하는 시민들이 쏟아져 나와 그리스 국기를 흔들면서 기쁨을 나타냈다. ‘반대’표를 던진 시민들은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채권단의 긴축요구를 반대한 것이지 유로를 거부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반면 ‘찬성’표를 던진 시민들은 “그렉시트가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치프라스 총리는 5일 밤 TV 대국민 연설에서 “반대 결정은 민주주의가 협박받을 수 없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은행 영업재개 등을 위해 즉시 협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 “국민이 오늘 위임한 권한은 유럽과 결별이 아니라 실현 가능한 해법을 찾도록 협상력을 높이라는 것임을 전적으로 알고 있다”며 유로존에 남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그리스 경제위기 사태가 그렉시트로 치달을지, 아니면 협상재개를 통해 위기 극복 방안을 찾을지 여부가 향후 48시간에 달려 있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리스 금융가에서는 당초 정부가 발표했던 것처럼 7일 은행거래를 재개하고 일일인출 금액을 60유로로 제한했던 조치를 해제할 경우, 이날 은행들의 현금이 바닥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7일 그리스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사태의 향배를 가늠할 유로존 긴급 정상회의와 재무장관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아테네=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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