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잔류 입장 속 채권단 추가협상 유도
그리스 국민들이 국민투표를 통해 채권단의 긴축 요구를 전격 거부해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유럽에서는 미국의 역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유로존 채권단의 추가 결정을 지켜보는 관망적인 자세를 취하면서도 그리스는 유로존에 잔류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정중동’ 행보로 나서고 있다. 미국 내부에서는 그렉시트는 불가피하다는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5일 오바마 대통령은 독립기념일(7월 4일) 연휴를 맞아 백악관 인근의 앤드루 공군기지에서 골프 라운드를 가졌다. 이날 그리스 국민들은 채권단 요구에 대해 ‘반대’ 결정을 내려 유로존의 미래에 대해서 암울한 전망이 흘러나왔지만 백악관에서는 별다른 논평이 없었다. 이날 오후 9시까지 재무부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사실 미국 입장에서 보면 이번 그리스 국민의 채권단 요구 거부라는 국민투표 결과는 그동안의 그리스 기류를 볼 때 어느 정도 예상된 사안이었다.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는 ‘미국은 그리스에 대한 도움 되지 않는 방관자’라는 제목의 칼럼이 게재됐다. 칼럼니스트 에드워드 루스는 “미국은 오랫동안 그리스가 구조조정을 하는 대신에 유럽은 채무를 탕감해줄 것을 촉구해 왔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유럽에서 미국은 강력하거나 그릇된 존재가 아니라 다만 약하고 옳은 의견을 제시하는 국가”라고 규정했다. 루스는 그리스에 대한 추가적인 구제금융 제공이 어렵다는 유로존의 원칙을 인정하면서도 그렉시트를 막기 위해서는 미국의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펼쳤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리스의 국민투표 실시 방침 결정 이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비롯한 유럽 정상들과 전화통화를 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리스가 유로존 내에서 성장하는 길로 복귀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는 것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고 역설해 왔다. 다만 미국은 그리스의 최대 채권 국가인 독일을 포함한 유럽 각국의 결정을 지켜본다는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가 원하는 상황은 무엇보다 그리스에 대한 ‘유로존의 채무 탕감 및 유로존 잔류’인 만큼 미국이 앞서 나갈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들은 그렉시트 불가피론까지 펼치고 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62) 프린스턴대 교수는 5일 뉴욕타임스(NYT)에 “유럽의 자칭 테크노크라트들은 처방으로 환자들에게 출혈을 요구하는 중세시대 의사들과 같다”면서 “그들의 처방은 단지 상황을 악화시키는 기능만을 했다”고 밝혔다. 크루그먼 교수는 “그리스의 재정위기는 이미 발생했고, 결과로 그렉시트의 가장 커다란 비용이 현재 치러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 이제교 특파원 jklee@munhwa.com
5일 오바마 대통령은 독립기념일(7월 4일) 연휴를 맞아 백악관 인근의 앤드루 공군기지에서 골프 라운드를 가졌다. 이날 그리스 국민들은 채권단 요구에 대해 ‘반대’ 결정을 내려 유로존의 미래에 대해서 암울한 전망이 흘러나왔지만 백악관에서는 별다른 논평이 없었다. 이날 오후 9시까지 재무부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사실 미국 입장에서 보면 이번 그리스 국민의 채권단 요구 거부라는 국민투표 결과는 그동안의 그리스 기류를 볼 때 어느 정도 예상된 사안이었다.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는 ‘미국은 그리스에 대한 도움 되지 않는 방관자’라는 제목의 칼럼이 게재됐다. 칼럼니스트 에드워드 루스는 “미국은 오랫동안 그리스가 구조조정을 하는 대신에 유럽은 채무를 탕감해줄 것을 촉구해 왔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유럽에서 미국은 강력하거나 그릇된 존재가 아니라 다만 약하고 옳은 의견을 제시하는 국가”라고 규정했다. 루스는 그리스에 대한 추가적인 구제금융 제공이 어렵다는 유로존의 원칙을 인정하면서도 그렉시트를 막기 위해서는 미국의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펼쳤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리스의 국민투표 실시 방침 결정 이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비롯한 유럽 정상들과 전화통화를 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리스가 유로존 내에서 성장하는 길로 복귀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는 것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고 역설해 왔다. 다만 미국은 그리스의 최대 채권 국가인 독일을 포함한 유럽 각국의 결정을 지켜본다는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가 원하는 상황은 무엇보다 그리스에 대한 ‘유로존의 채무 탕감 및 유로존 잔류’인 만큼 미국이 앞서 나갈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들은 그렉시트 불가피론까지 펼치고 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62) 프린스턴대 교수는 5일 뉴욕타임스(NYT)에 “유럽의 자칭 테크노크라트들은 처방으로 환자들에게 출혈을 요구하는 중세시대 의사들과 같다”면서 “그들의 처방은 단지 상황을 악화시키는 기능만을 했다”고 밝혔다. 크루그먼 교수는 “그리스의 재정위기는 이미 발생했고, 결과로 그렉시트의 가장 커다란 비용이 현재 치러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 이제교 특파원 jklee@munhwa.com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