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미륵사지 석탑 복원 18년째

지난 1998년 안전진단 후 본격적으로 시작됐으니 올해로 18년째다. 일제 강점기 때 덧씌워진 콘크리트를 떼어내는 데에만 4년. 현존 최대(最大)·최고(最古)의 석탑인 전북 익산 미륵사지 석탑(서탑·국보 제11호)을 다시 세우는 일은 그 규모나 정교함 때문에 ‘20년 대장정’ 계획일 수밖에 없었다. 예정은 내년 말 완공. 지금, 탑은 얼마나 쌓였을까.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세계유산 등재를 앞두고 지난 6월 26일, 석탑 복원(정확하게는 보수·정비 사업이다) 현장을 찾았다. 미륵사 터는 백제 무왕(600~641)의 신도시(익산) 경영, 백제 중흥기의 문화적 역량을 보여주는 지표. 등재된 8곳 중에서도 핵심 유산으로 꼽힌다.

“10배는 늘었어요.” 2001년부터 사업단에서 근무 중인 김현용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사의 말이다. 복원 현장에 가설 덧집을 설치해 일반에 공개하고, 2009년 발견된 사리장엄구를 전시하면서 방문객이 급격히 늘었다. 미륵사지가 학술·역사적인 의미뿐 아니라, 관광지로서 발전 가능성도 매우 높음을 알 수 있다.

현재 석탑은 초반석(礎盤石)이 가조립된 상태(사진)다. 김 학예사는 “1㎝의 오차만 생겨도 탑이 무너져 내린다”면서 “수평을 맞춘 후 부재를 다시 다듬어 쌓아올릴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639년에 건립된 이 탑은 돌로 쌓았지만, 목탑의 미(美)를 구현한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높이는 14m가 넘고, 수t짜리 부재가 3000여 개에 달한다. 첨단 기술을 활용해도 도면상에서 정확한 표현이 어려울 정도. 게다가 거석을 정으로 쪼는 등 1300년 전 옛 방식으로 석재를 다듬는다. 초반석을 올리기 전에 하는 판축다짐(지반을 단단하게 하는 작업)도 사람이 했다. 1㎡당 1만 번을 두드렸다고. 김 학예사는 “본래 설계 난도가 높은 탑인데다가, 일일이 수작업으로 진행하다 보니 더욱 지난한 과정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익산 = 글·사진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박동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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