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人間)이란 좁게는 육체와 정신 사이(人), 넓게는 나와 너 사이의 관계성(間)을 포괄한다. 행위(行爲)란 일신(一身)의 육체와 정신 사이에서 발생하는 의식(行)과 나와 너 사이에서 발생하는 사건(爲)까지를 포함한다. 따라서 ‘인간행위(人-間-行-爲)에 일관성이 있다’는 것은 나의 육체와 정신 사이에서 만들어지는 관계방식 그대로 나와 너 사이의 관계 설정을 할 줄 안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나에게 좋게 의식되는 만큼 상대도 좋게 대할 줄 알고, 나에게 거부감이 드는 만큼 상대에게도 주의할 줄 아는 것이다. 이러한 일관성이 구조적·기능적으로 안정돼 있을 때 그 사람을 인문학적으로 건강하다고 한다.
구조적으로 안정돼 있다는 말은 일관되게 ‘지킨다’는 것이고, 기능적으로 안정돼 있다는 말은 일관성을 ‘기른다’는 것이다. 상대의 행위가 나에게 거북스럽게 느껴지면 나도 그것을 안 하게 되는 것이 있다. 평소 난폭운전이 위험하다고 느껴지면 나도 자연스레 운전을 조심하게 된다. 비슷한 상황이 되면 누군가도 나와 똑같은 위협을 느낄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이를 구조적으로 안정돼 있다고 한다. 반대로 난폭운전을 보면 나도 덩달아 더 난폭하게 운전을 하는 경우 인간행위가 구조적으로 불안정하다고 한다.
또 상대의 행위가 좋게 느껴지면 나도 적극 따라 하게 되는 것이 있다. 선물을 받고 기분이 좋아졌다면 나도 선물을 즐겨 하게 되는 경우다. 이 같은 행위를 길러낼 줄 알면 이를 기능적으로 안정돼 있다고 한다. 반대로 받아 챙기는 즐거움만 누릴 줄 알고 상대에게 베푸는 것에 인색하다면 인간행위가 기능적으로 불안정하다고 한다.
흔히 건강관리는 평소에 해야 한다고 한다. 이를 위해 각종 질병 상식을 늘리고 음식과 생활수칙들을 챙기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이는 질병관리이지 건강관리라고 할 수 없다. 건강은 질병보다 훨씬 근본적이고 포괄적인 인간행위 일반에 관련된 영역이다. 따라서 다소 의아스럽겠지만 ‘질병이 없는 상태’라는 정의는 어쩌면 건강과는 전혀 무관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건강의 관점에서 보면 오히려 질병(疾病)을 ‘우발적인(疾) 고착상태(病)’ 정도로 재정의해야 할 것이다.
인간의 몸은 일간지의 정치·사회면 이상으로 항상 논란과 사건·사고 속에 있다. 경제에 대한 불안만큼 호흡기 질환도 증가한다. 치솟는 전세비용으로 야기된 주거 불안과 사회 곳곳에서 제기되는 안전불감증만큼 신장 질환도 만연해진다. ‘인문학 건강론’에서는 육체적 아픔과 정신적 번민, 생활 고충 등을 모두 인간의 행위라는 관점에서 관찰하고, 나의 건강을 통해 너와 나의 건강성, 더 나아가 우리 사회의 건강성을 함께 돌아보고자 한다.
봄동한의원 원장 lee_sy@egone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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