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지분율 33.5%
11.2%의 국민연금이
‘캐스팅보트’ 쥐고있어
최근 지분확대에 대해
전문가 “찬성 위한 포석”
“합병무산 주가하락 부담
반대표 행사 어려울 것”
삼성물산 합병을 둘러싼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와 삼성그룹 간 분쟁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전 양상으로 빠져들면서 이제 업계의 시선은 국민연금으로 쏠리고 있다. 이번 합병의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연금이 오는 17일로 예정된 삼성물산 임시 주주총회에서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국부 유출’의 나쁜 선례를 막기 위해서라도 국민연금이 올바른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6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들어 국민연금은 의결권 권리 행사를 강화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9년 국민연금이 의결권을 행사한 안건 수는 2003건이었지만 2011년엔 2565건으로 증가했고, 지난해 상반기에만 2813건을 기록했다.
이처럼 국민연금이 갈수록 의결권 행사를 강화하고 있지만, 아직 안건에 대해 반대표를 던지는 비율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반대의결권 행사 비율은 8.0%에 불과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연금이 최근 합병을 둘러싸고 엘리엇과 마찰을 빚고 있는 삼성물산의 주식을 추가로 확보함에 따라 오는 17일 열릴 주총에서 찬성과 반대 중 어떤 표를 던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민연금은 실제 지난 3일 삼성물산 지분(6월 30일 기준)을 11.61%(의결권 행사 기준 11.21%)로 늘렸다고 공시했는데 이는 6월 초 9.92%와 비교해 1.69%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현재 삼성그룹 우호 지분은 19.95%에 불과하지만, 외국인 지분율은 엘리엇(7.12%)을 포함해 33.53%에 달해 삼성과 엘리엇 간 전쟁의 핵심 키는 사실상 국민연금이 쥐고 있다.
현재 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이 찬성에 무게를 두고 의도적으로 지분을 늘려 영향력을 확대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국부 유출’ 논란까지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행사하기가 쉽지 않으리라고 내다봤다.
조동근(경제학) 명지대 교수는 “국민연금이 평소에는 의결권을 중립적으로 행사하는 것이 맞지만, 이번 엘리엇 사태와 같이 ‘국부 유출’의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국익을 고려해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며 “이번에 엘리엇이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할 경우 자칫 다른 헤지펀드들에도 안 좋은 선례를 남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합병이 무산될 경우 그간 합병 기대감에 올랐던 삼성물산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 수익률 측면을 고려해서라도 국민연금이 삼성 측의 손을 들어주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주총에서 삼성이 이길 확률이 높다고 본다”며 “합병 발표 후 삼성물산 주가가 최근 3년 중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합병 시너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높아진 상황인데 합병이 무산될 경우 주가 하락으로 손실을 볼 수 있는 만큼 국민연금이 반대 의견을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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