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식민지배 성격 해석차… ‘피해자’‘징용공’ 용어도 달라 일제 강제 징용 피해에 대한 한·일 양국의 해석 차이는 결국 한반도 식민지배에 대한 인식 차에 기인한다. 일본은 한국인들이 자신의 의사에 반해 일하긴 했지만 당시에는 합법 행위였다는 입장이고 한국은 식민지배 자체가 불법이니만큼 강제에 의한 징용이라고 맞서고 있다.

한·일 양국의 좁혀지지 않는 간극은 1965년 체결된 한일기본조약에 대한 해석 차이에서 비롯됐다. 기본조약에는 1910년 한일병합조약에 대해 “이미 무효임을 확인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지만 무효시점을 명확하게 명시하지는 않았다. 한국 측은 한일병합조약이 체결될 때부터 무효이므로 식민지 지배가 불법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반면 일본 측은 체결 당시에는 유효했고 1948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면서 무효가 됐으므로 식민지 지배가 합법이라고 주장한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1944년 9월부터 1945년 8월 종전 때까지 ‘국민징용령’에 근거를 두고 한반도 출신자의 징용이 이뤄졌다”며 징용이 강제노동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억지주장을 되풀이하는 배경이다. 당시 국민징용령과 이에 근거한 징용행위가 합법이라는 주장은 일본의 한반도 식민지 지배가 합법이었다는 인식을 전제로 한 것으로, 한국의 입장과 배치된다.

일본 언론이 ‘징용공’이라는 단어를, 한국에서는 이보다 강제성·불법성이 부각된 ‘강제 동원 피해자’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징용공’이라는 단어에도 일본 정부의 이 같은 인식이 깔려 있다는 것이 관계 당국의 설명이다. 정부 관계자는 7일 “일반론적으로 ‘징용공’은 일본의 국민징용령에 따라 합법적으로 동원이 이뤄진 사람이라는 뉘앙스를 포함하고 있는 단어”라며 “우리나라는 당시 징용이 일본 법에 따라 합법이라 하더라도 식민지배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 이뤄진 행위도 마찬가지라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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