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원로 시인까지 다양해
작품소개·작가 근황 등 얘기
팟캐스트도 3년전에 열어
“방송들으며 문학 꿈 키우길”
국내 최초 문학 전문 인터넷 라디오 ‘문장의 소리’가 10주년을 맞았다. 2005년 5월 30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한 주도 거르지 않고 청취자를 만났다. 몇 해 전부터 하나 둘 생겨난 문학 관련 팟 캐스트(Pod cast)의 원조격이다. 지난 6일 찾은 서울 마포구의 한 스튜디오에서는 ‘문장의 소리’ 416∼417회 녹음이 한창이었다. 10㎡ 남짓한 녹음실은 진행자 김민정 시인과 연출자 김경주 시인, 구성작가 정지향 작가 셋만으로도 가득찬 느낌이었다.
이날 초대 손님은 최근 장편 ‘어느 긴 여름의 너구리’를 발표한 한은형 작가와 시집 ‘다정’을 출간한 배용제 시인. 이들은 김민정 시인과 함께 근황에 관해 얘기를 나누고, 새로 나온 작품을 독자에게 소개했다. 신인 배우 정하담 씨는 인접 분야 예술가를 초대해 얘기를 나누는 ‘사랑방의 꿀단지’ 코너에 출연해 당찬 포부를 밝혔다. 김민정 시인은 “작가가 작품을 발표할 시점이 됐음에도 소식이 없을 때 초대해 얘기를 듣는 ‘매일매일 기다려’, 음악평론가 김봉연 씨가 힙합 속에 담긴 시적 표현을 찾는 ‘흑형이야기’, 해외 작가와 작품을 소개해주는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등 다양한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청취자들이 다양한 문화를 향유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문장의 소리’에는 그동안 500여 명의 작가가 초대 손님으로 다녀갔다. 이제 갓 등단한 20대 초반의 신인 소설가부터 70세가 훌쩍 넘은 원로 시인까지 연령대가 다양하다. 때때로 작가 지망생도 초대한다. 지난 1일에는 2008년 정유정 작가와 함께 나왔던 박서련(당시 고등학생) 씨가 22회 실천문학 소설부문 신인상에 당선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문장의 소리’ 기획 단계부터 참여한 정대훈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부 차장은 “벌써 10년이 됐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면서 “젊은 작가들이 이 방송을 들으면서 꿈을 키웠다는 얘기를 들을 때가 가장 좋다”고 했다.
‘문장의 소리’의 또다른 자랑은 진행·연출자의 화려한 계보다. 김선우 시인을 시작으로 이문재(시인), 이기호 한강 김애란 김중혁 황정은 최민석(이상 소설가)이 진행자를 거쳤다. 연출은 극작가 최창근, 조연호 시인, 김중혁, 김경주로 이어지고 있다. 운영 주체는 예술위지만, 작가들이 직접 만드는 전통을 가꿔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2주에 한 번 녹음하고, 이를 둘로 나눠 일주일에 한 번씩 1시간가량의 분량으로 ‘사이버문학광장’과 팟캐스트 애플리케이션, 유튜브 등에 올린다. 3년 전 팟캐스트를 열었고, 지난해 12월에는 ‘라디오 명작극장’이란 ‘파생상품’도 냈다. 이 새로운 독립 팟캐스트는 연극배우들이 염상섭의 ‘표본실의 청개구리, 이범선의 ‘오발탄’ 등 시대별 주요 근·현대 문학 작품을 연기하듯 낭독해준다.
김경주 시인은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 같은 ‘문인 아카이브’를 꿈꾼다고 했다. 그는 “출판사에서 운영하는 문학 팟캐스트가 있지만 주로 신간 위주나 ‘핫’한 책을 소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반면, ‘문장의 소리’는 최대한 넓은 작가와 작품군을 모셔 이런저런 이야기를 솔직담백하게 담으려 노력한다”며 “한국의 모든 작가의 목소리를 복원할 수 있는 저장소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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