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서울 구로구 구로동에 위치한 CJ제일제당 신소재연구센터에서 연구원들이 ‘건강한 감미료’를 만들기 위한 효모를 추출하는 실험을 진행하며 의견을 나누고 있다.
지난 6일 서울 구로구 구로동에 위치한 CJ제일제당 신소재연구센터에서 연구원들이 ‘건강한 감미료’를 만들기 위한 효모를 추출하는 실험을 진행하며 의견을 나누고 있다.
<8> 유통업계설탕 3분의 1 열량 단맛 효소
나사 포기한 기술 7년만에 성공
수원에 4200억 투입 연구센터

식품기술은 고부가가치 사업
국내 특허출원 해마다 급증
정부, 식품R&D 계획 곧 발표


지난 6일, 서울 구로구 구로동에 위치한 CJ제일제당 소재연구소 신소재연구센터. 감미료팀 연구원들이 ‘마이크로피펫(액체를 극히 작은 양까지 정확히 측정할 수 있는 계량기)’으로 투명 액체를 마이크로튜브에 옮겨 담고 있었다. 튜브에 옮겨진 것은 설탕에 가까운 단맛을 내면서도 열량(칼로리)은 설탕의 3분의 1에 불과한 차세대 감미료 ‘타가토스’ 생산에 사용될 효소 원액. 연구원들은 이 원액에 여러 가지 보조 용액을 추가하면서 적합성을 시험한 후, ‘컬럼(Column)’이라는 효소반응기에 주입했다. ‘타가토스’를 기존보다 싸고 더 많이 만들 수 있는 효소 원액을 찾기 위한 작업이다. 타가토스를 설탕 못지 않은 대중적 감미료로 상품화할 수 있는 새로운 효소를 찾아내는 것이 감미료팀의 과제로, 연구원들은 벌써 며칠째 이 실험에 매달려 밤낮을 새고 있었다.

‘타가토스’는 우유, 치즈, 사과 등에 존재하는 단맛 성분으로, 당뇨 환자들에게 중요한 혈당지수(GI)가 ‘3’으로 설탕의 5% 수준이고, 칼로리도 g당 1.5㎉에 불과하다.

처음에는 나사(미 항공우주국)가 우주인들을 위해 발견한 물질이었다. 우주에서는 살이 쉽게 찐다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탕을 대체할 물질을 찾다가 타가토스를 발견한 것이다. 나사는 타가토스 상용화에 온 힘을 기울였지만, 대량 생산하기에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나사도 포기한 연구를 CJ제일제당은 자사의 효소기술을 바탕으로 7년간의 연구 끝에 개발에 성공했다. 타가토스를 활용한 CJ제일제당의 첫 상용화 제품이 바로 ‘백설 타가토스’다. 그 기술력을 인정받아 2012년 한국식품과학회 학술대회에서 기술진보상을 받기도 했다.

1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감미료 업체인 CJ 제일제당은 연구·개발(R&D) 투자 규모 역시 국내 최대급이다. 지난해 R&D에 990억 원을 쏟아부었고 올해는 11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R&D 인력만 700여 명. 오는 11월에는 경기 수원에 4200억 원이 투입된 통합 R&D 센터도 들어설 예정이다.

CJ제일제당의 R&D 역량이 최근 빛을 발하고 있는 분야는 바로 차세대 소재 개발이다. 인류가 추구하는 ‘건강한 단맛’을 구현할 수 있는 대체 감미료를 개발해 지속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은 물론, 당류 연구의 영역을 넓혀 획기적인 안정성을 가진 화장품 소재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대두 가공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고단백 가축 사료 원료로 탈바꿈시키고 글로벌 매출까지 지속성장 시키는 등 R&D를 통한 고부가가치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 식품업계의 R&D 투자 규모나 인력은 열악한 형편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해 식품기업 연구소 및 R&D 전담부서 637개소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식품기업 R&D 투자는 매출액 대비 0.69%로, 전체 제조업체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R&D 인력 역시 2013년 현재 6934명으로 기업당 6.2명에 그치고 있다. 이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특허출원은 2010년 3608건에서 2013년에는 4978건으로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정부도 지난 4월 ‘식품 연구·개발(R&D) 중장기 발전계획’을 마련해 식품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국가 R&D 정책을 담당하는 미래창조과학부에서 현재 발전계획을 종합 검토 중”이라며 “미래부 검토작업이 완료되는 대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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