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섭 교수는 ‘비주류’ 경제학자다. 연구 분야도, 학자로서의 길도 그러하다. 그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지난 1986년부터 매일경제에서 13년간 기자로 일하다, 1999년 싱가포르국립대로 건너가 교수가 됐다. 언론사에 근무하는 중간에 영국 연수를 떠나 케임브리지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지만, 그때만 해도 “그저 좋은 글 쓰는 논설위원이 목표였을 뿐 학자는 꿈도 꾸지 않았다”고 한다. 자료 조사를 위해 찾아간 싱가포르국립대 홈페이지에서 우연히 교수 채용 공고를 보고 ‘몸값이나 확인해 보자’는 심정으로 지원했는데 덜컥 합격하면서 인생이 바뀌었다.

그는 약력뿐 아니라 연구 분야와 주장도 비주류다. 그가 2002년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와 ‘주식회사 한국의 구조조정(Restructuring Korea Inc.)’이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했을 때는 영미권 언론으로부터 ‘도발적(provocative)’ 혹은 ‘이단적(contrarian)’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성공했다고 평가하는 한국의 구조조정 솔루션에 대해 그는 ‘사실은 그 반대’라고 거침없이 반박했던 것이다.

신 교수는 “진단과 처방이 잘못된 탓에 한국 경제가 현재 저성장에 신음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재벌 체제가 잘못된 게 아니라, 재벌 체제를 효율적으로 경제 성장에 이용하지 못한 정책 부재가 더 큰 문제였다는 게 그의 논지다. 재벌개혁 얘기가 나오면 그가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다.


△ 1962년 서울 출생 △ 서울대 경제학과 △ 매일경제 논설위원 △ 영국 케임브리지대 대학원 경제학 박사 △ 싱가포르국립대 경제학과 교수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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