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진수 / 논설위원

식인 물고기로 악명 높은 피라니아는 ‘삼성어(三聲魚)’로 불린다. 날카로운 삼각형 모양 이빨로 사람을 물어뜯기 시작하면 ‘사람 살려’라는 소리를 세 번 지르기도 전에 죽게 된다는 데서 붙여진 별명이다. 아마존 유역에 서식하는 피라니아의 턱은 망치로 내리쳐도 부서지지 않을 정도로 단단하다. 2012년 영화 ‘피라냐’에서 행글라이더로 워터파크에 내린 처녀의 다리를 피라니아가 뜯어먹는 장면이 있다. 친구들에게 ‘장난 아냐’라는 말을 끝내기도 전에 무참하게 육탈 당한다.

지난 7일 난폭자 피라니아를 잡기 위해 강원 횡성 마옥 저수지에 담긴 물을 몽땅 빼내는 어처구니없는 소동이 벌어졌다. 피라니아는 발견되지 않았다. 국립생태원은 이 저수지에서 이달 초 피라니아 3마리와 레드파쿠 1마리를 잡았지만, 몇 마리가 이빨로 낚싯줄을 끊고 달아났다. 레드파쿠 역시 수영하는 남성의 고환을 물어뜯는 ‘고환 사냥꾼(Ball cutter)’, 혹은 사람 이빨과 비슷한 구강구조 때문에 ‘인치어(人齒魚)’로 불린다.

또 다른 심각한 문제는 피라니아가 토종 어종 먹이사슬을 교란하거나, 수영하는 사람들을 공격할 수 있음에도 ‘위해 어종’으로 지정되지 않아 무단 방류해도 처벌 근거가 없다는 점이다. 방류자가 적발돼도 미필적 고의에 의한 상해죄 등을 적용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피라니아뿐 아니라 다양한 위해 외래 어종이 인터넷 등에서 규제 없이 유통되고 있다. 정책 당국은 국내 생태계에 얼마나 많은 위해종이 잠복해 있는지 그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위해 어류뿐 아니라 맹독성 전갈 ‘데스스토커’나 독거미, 악어, 뱀, 사막여우 등도 애완용으로 길러지고 있다. 동호인도 급증하고 있지만 관리 사각지대다. 무분별하게 방사할 경우 사람을 해치거나 생태계를 교란시키게 된다. 박인숙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6월 맹독 전갈과 거미 등의 사육과 거래를 금지하는 ‘곤충산업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낙타에서 메르스 같은 병이 옮을 수 있을지 누가 알았겠느냐”고 지적했다. 인수(人獸)공통감염병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지만 애완 유해 동물에 대한 관리도 필요하다. 큰 문제가 생기기 전에 대비해야 한다. 피라니아로 인한 혼란이나 또 다른 애완 유해 동물에 의한 변종 바이러스 사태가 일어난다면, 이번엔 ‘외래생물 관리 방역 후진국’이라는 오명을 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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