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언론 “8월 초순·상순” 분분
파문 최소화 위해 거듭 고심중


아베 신조(安倍晋三·사진) 일본 총리의 종전 70년 담화(아베 담화)와 관련해 과거사 사죄 표현 여부 등 그 내용에 대한 의문과 함께 발표 시기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일본 언론도 아베 담화 발표시기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내놓을 정도로 일본의 여권과 내각에서도 이번 담화로 인한 파문을 최소화하기 위해 발표시기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지(時事)통신은 10일 내각 관계자를 인용해 아베 담화가 한국의 광복절이자 일본의 종전기념일인 8월 15일을 피해, 8월 상순에 발표될 수 있다고 전했다. 종전 50년 담화와 종전 60년 담화는 각각 종전기념일에 각의 결정으로 발표됐다.

앞서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지난 9일 아베 담화가 8월 10일에서 15일 사이에 발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도 내각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8월 9일은 나가사키(長崎) 원폭 투하일이기 때문에 이날을 넘겨서 10일부터 15일 사이에 발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같은 달 15일은 아키히토(明仁) 일왕이 전몰자추도식에서 발언을 하기 때문에 이날도 아베 담화 발표일로는 부적절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지난 6월 자민당 관계자를 인용해 “아베 총리는 이번 담화를 8월 초에 발표하는 방침을 굳혔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아베 총리는 이처럼 발표시기에도 신중을 기하고 있는 만큼, 그 내용도 한·중 등 인접국가에서 큰 반발을 일으키는 방향으로 조율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편 아베 총리는 9일 오후 도쿄(東京)에서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주최한 심포지엄에 참석해 “우리나라는 2차 대전의 ‘통절한 반성’ 위에 서 있으며 일관되게 평화국가로서 걸어왔다”며 “일본은 새로운 세계의 비전 창조와 실현을 위해 지도적 역할을 해가겠다”고 말했다. 교도통신은 이에 “아베 담화를 두고 기본적인 사고 방식을 재차 보여준 것”이라고 전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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