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제재·무기 금수 해제를”
이란도 배수진… 막판 기싸움

자리프 “협상장 오래 머물 것”
마감시한 재연장 가능성 높아


이란 핵협상이 최종마감 시한을 앞두고 교착상태에 빠진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미국과 이란이 서로 ‘협상결렬’의 배수진을 치고 막판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서방진영은 이란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시설 사찰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관한 유엔 제재 및 무기금수조치 해제 등의 문제를 놓고 팽팽한 대립을 벌이고 있다.

9일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과 대화가 풀리지 않으면 협상팀을 철수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의 이 같은 언급은 군사기지 내부에 위치한 핵시설에 대한 IAEA의 사찰을 거부하는 이란을 강하게 압박하고 존 케리 국무장관을 주축으로 하는 협상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을 비롯한 P5+1(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이 이란과 정한 협상 최종마감 시한은 미국 동부시간으로 10일 밤 12시(한국시간 10일 오후 1시)이다.

이날 케리 국무장관은 협상이 열리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몇몇 어려운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있다”고 밝혀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음을 시사했다. 그는 “이란 핵협상에서 서두르지도, 쫓기지도 않을 것이고, 영원히 협상 테이블에 앉아있을 것도 아니다”면서 “어려운 결정들이 이뤄지지 않으면 협상 과정의 종료선언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랑 파비우스 프랑스 외교장관은 “일부 어려운 문제들이 여전히 남아있다”며 “막판 타협을 위해 자정까지 협상장에 남겠다”고 언급했다.

이란은 서방진영이 요구하는 IAEA의 사찰을 핵시설이 군사기지 내에 있다는 이유를 들어 거부하고 있다. 하지만 협상 과정에서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관한 유엔 제재 및 무기금수조치가 해제된다면 사찰을 받아들일 여지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결국 양측은 원하는 내용을 얻기 위해 막판까지 한 치의 양보 없는 대립을 펼치면서 서로 물러설 것을 요구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란은 핵협상 타결과 함께 즉각적인 경제제재 해제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협상장 주변에서는 마감시한이 또다시 연장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날 CNN은 “목표 시한이 두 차례 연장된 이란 핵협상이 이번에 타결된다는 기대가 낮아지고 있으며 이번 시한도 넘길 것 같다”고 전했다. AP도 “협상을 빨리 끝내려는 미국에 상황이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은 “우리는 필요한 만큼 오래 머물 것”이라고 밝혀 협상 마감 시한이 재연장될 가능성이 있음을 나타냈다. 그는 트위터 계정에 “내 말을 잘 새겨들어라. 물 한가운데서 말을 바꿔 탈 수는 없다는 격언이 있다”는 글을 올렸다. 자리프 장관의 이 같은 글은 핵협상이 상당히 진행된 만큼 너무 과도한 요구를 하면 타결이 어렵다는 의중을 비치면서 서로 적정한 선에서 타협을 하자는 제안의 표현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워싱턴 = 이제교 특파원 jklee@munhwa.com
이제교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