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슬럼프로 고생할때 스승님 도움으로 컨디션 회복
“금메달을 스승님께 바칩니다.”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광주U대회)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 동메달 결정전이 열린 지난 7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 한 노신사가 폴란드팀을 상대로 점수를 계속 따내고 있는 한국 대표팀 선수들을 응원하고 있었다. 사브르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송종훈(22·한국체대)이 등장하자 두 주먹을 불끈 쥐며 더욱 목청을 높였다.
주인공은 송종훈의 전남공고 재학 시절 은사인 김만재(63) 교사. 펜싱 국가대표 출신으로 1979년에 체육교사 생활을 시작해 지난 36년간 오로지 평교사로 선수들을 길러낸 국내 펜싱계의 ‘스승’이다.
김 교사는 오랫동안 몸담았던 전남공고에서 내년 2월 명예로운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다.
김 교사는 10일 “송종훈이 개인전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날아갈 듯이 기뻤다. 학교에 이를 축하하는 플래카드가 붙었다”면서 “종훈이는 키가 172㎝로 펜싱 선수로서는 작은 편이지만 타고난 경기 감각과 빠른 발로 특히 키가 큰 외국 선수들에게 강하다”고 평가했다.
송종훈은 광주U대회에서 금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표팀에서 늘 ‘2진’급 선수에 머물다가 일궈낸 값진 성과였다. 김 교사의 헌신이 밑거름이 됐다. 송종훈은 김 교사가 전남공고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던 2010년 싱가포르 청소년올림픽에서 우승하며 유망주로 떠올랐다.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한국체대에 진학해 미래의 국가대표를 꿈꿨다.
그러나 송종훈은 대학 진학 후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다. 아무리 해도 고교 때처럼 실력이 늘지 않았다. 다른 동기들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펜싱을 포기할 마음까지 먹었다. 하지만 이때도 김 교사의 따뜻한 조언이 송종훈의 마음을 붙들었다. 송종훈은 결국 지난해 말 고대하던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면서 슬럼프에서 탈출했다.
송종훈은 “광주U대회를 앞두고 지난 5월 모교로 교생 실습을 가게 됐는데 선생님과 학교에서 큰 배려를 해줬다. 체육관에서 학생 지도와 훈련을 병행해 대회를 착실하게 준비할 수 있었다”며 “선생님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을 것이다.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내년 올림픽에 꼭 대표팀의 일원으로 참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사는 “그동안 한눈팔지 않고 펜싱 지도자로서 학교에서 제자들을 길러낸 데 큰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송종훈 같은 선수들이 더 많이 배출되길 마음속으로 기원하겠다”고 말했다.
광주=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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