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종환·김기덕과 ‘3대 국민DJ’… 김광한 씨 심장마비 별세

9일 별세한 DJ 김광한은 1980∼1990년대 국내 팝 음악 전성기를 이끈 라디오 DJ이자 팝 칼럼니스트다. 고 이종환, 김기덕과 함께 한국인이 사랑한 ‘3대 DJ’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지금처럼 아이돌 그룹을 중심으로 한 K-팝이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기 전, 국내에서는 라디오 프로그램과 함께 팝 음악이 큰 사랑을 받았다. 당시 MBC에서는 김기덕이, KBS에서는 김광한이 존재감을 드러내며 팝 음악 DJ 양대 산맥을 이뤘다.

1946년 서울에서 태어난 김광한은 서라벌예술대를 졸업하고, 1966년 FBS ‘FM 히트퍼레이드’를 통해 DJ의 길에 들어섰다. 당시 그는 19세로, 이는 국내 최연소 라디오 DJ 데뷔로 기록돼 있다. 1979년 박원웅이 진행한 MBC 라디오 ‘박원웅과 함께’에 게스트로 나서며 주목받기 시작한 그는 1980년 TBC 라디오 ‘탑 툰 쇼’의 DJ로 발탁됐다. 이후 1982년부터 1994년까지 KBS 라디오 ‘김광한의 팝스 다이얼’을 진행하고, 1999년에는 ‘김광한의 추억의 골든 팝스’를 이끌며 국내 팝 시장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김광한은 부드러운 음성과 편안한 진행, 팝 음악에 대한 해박한 지식 등으로 청취자의 귀를 사로잡았다. 라디오에서의 인기를 등에 업고, TV 프로그램 ‘쇼비디오자키’에서 뮤직비디오를 소개하며 안방 시청자들에게도 얼굴을 알렸다. 88서울올림픽 공식 DJ로도 선정되었으며, 전성기 시절에는 ‘오빠 부대’를 끌고 다니기도 했다.

고인은 경인방송 FM ‘김광한의 팝스 다이얼’(2004년)을 통해 2000년대 들어서도 DJ로 활동했으며, 올해 데뷔 50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5월에는 KBS2 ‘불후의 명곡-한국인이 사랑하는 팝송’ 편에 출연해 근황을 전하기도 했다. 전성기 시절과 같은 입담과 즉석 LP플레이로 시청자들을 추억 속으로 안내해 눈길을 끌었다.

김광한은 9일 오후 9시 40분쯤 서울 동대문구 삼육서울병원에서 69세를 일기로 삶을 마감했다. 평소 심장질환을 앓고 있다가, 지난 6일 갑자기 쓰러져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별세 소식이 전해지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음악·방송계 후배들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작곡가 윤일상은 10일 자신의 트위터에 “학창시절 ‘김광한의 팝스 다이얼’을 들으며 행복했던 시간이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납니다. 언제나 감사하는 마음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겼고, KBS 아나운서 조우종은 “당신은 위대한 디스크자키였습니다”라고 추모했다.

빈소는 삼육서울병원 추모관 203호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1일 오전 10시다. 장지는 성남영생원. 유족으로는 부인 최경순 씨가 있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munhwa.com
박동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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