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국을 주제로 한 많은 미국 영화는 미국인들에게 나라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 사랑을 갖게 만듭니다. 이제 우리나라도 나라를 위해 순국한 젊은이들에 대한 영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만들었습니다.”
제2연평해전을 소재로 관객 300만 명을 돌파한 영화 ‘연평해전’을 제작한 김학순(서강대 영상대학원 교수·사진) 감독이 밝힌 제작 동기다. 김 감독은 10일 고 윤영하 소령의 모교인 인천 송도고등학교 강당에서 재학생 600여 명을 대상으로 ‘영화 연평해전을 통해 본 고 윤영하 소령’이란 주제의 특별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송도고는 ‘올바른 국가관을 가진 학생만이 사회에 나가서 나라에 꼭 필요한 인재가 될 수 있다’는 오성삼 교장의 철학에 따라 국내 최초로 ‘해군 주니어 ROTC’가 창단돼 화제가 됐던 학교다.
김 감독은 “영화를 통해 조국이라는 것은 자신들이 적대시해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자신을 있게 해준 고마운 존재이며, 지켜나가야 하는 대상이라는 것을 은연중 마음속에 간직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우리도 반공 영화라는 딱지에서 벗어나 실화에 대한 보다 영화적인 콘셉트로 만들어진 전쟁영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영화를 제작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김 감독은 영화 제작과정에서 윤 소령 지인들에게서 들은 일화들도 소개했다. 그는 “윤 소령이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정도로 잘 웃지 않는, FM 방식으로 살아가는 군인이라는 외형적 카리스마만 있었다면 그렇게 많은 사람으로부터 존경받는 인물이 되진 못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휘관으로서 명령만 내릴 줄 아는 장교가 아니라 부하들의 어려움을 미리 간파하고, 한 사람 한 사람 남모르게 보살필 줄도 아는 그런 따뜻한 지휘관의 모습이 내면에 자리하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김 감독은 “윤 소령은 카리스마의 대명사였지만 그렇다고 앞뒤가 꽉 막힌 그런 분이 아니라 주말이나 휴가 때는 꼭 부하 대원들을 평택 시내의 고급 일식집에 데려가 제일 맛있는 식사를 사줄 줄도 아는 멋쟁이였다”고 소개했다. 그는 “만일 윤 소령이 살아 있었다면 후일 해군참모총장도 할 수 있는 인물이었다고 주위 사람들에게 자주 말하곤 한다”고 소개했다. 김 감독은 이날 송도고에서 감사패를 받았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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