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라고스의 알라바 영화 시장. 날리우드 영화 홍보 현수막이 다양하게 걸려 있다.
나이지리아 라고스의 알라바 영화 시장. 날리우드 영화 홍보 현수막이 다양하게 걸려 있다.
로맨스부터 마법까지 장르 다양
필름 아닌 디지털로 제작해 성공


“나이지리아인들은 낡은 TV 앞에 둘러앉아 자국 영화를 감상하지만, 날리우드(Nollywood·아프리카 나이지리아 영화산업을 할리우드에 빗대어 표현한 용어) 영화들은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지난 10일 CNN은 세계 최대 유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가 하나의 전체 섹션을 날리우드 영화에 할당하면서 전 세계인들이 컴퓨터 스크린으로 나이지리아 영화를 즐길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날리우드는 로맨스부터 마법·요술까지 다양한 장르의 이야기들로 채워져 이미 전 세계 영화 팬들의 입소문에 오르내리고 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 자료에 따르면 날리우드는 나이지리아에서 농업 다음으로 가장 많은 고용을 창출해 내는 시장으로, 나이지리아 국민 중 날리우드에 종사하는 사람만 100만 명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지리아는 여느 아프리카 국가에 비해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는 나라다. CNN은 날리우드에서 매주 50편, 연간 1200편 이상의 영화가 만들어진다며 영화제작 편수 면에서 발리우드(Bollywood·인도 영화산업)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라고 밝혔다.

유네스코는 날리우드 영화의 성공 비결 가운데 하나로 ‘전통필름이 아닌 디지털비디오를 사용한 제작 방식’을 꼽는다. 나이지리아에는 아직 극장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에 홈드라마용 영화를 중점적으로 만들었는데, 이 점이 오히려 온라인이나 모바일을 통한 영화 수출에 도움을 줬다는 아이로니컬한 분석이다.

나이지리아 영화배우들은 아프리카 전역에서 할리우드 스타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지난 1995년 데뷔한 이래 300여 편의 날리우드 영화에 출연한 여배우 오모톨라 에켄데는 2013년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가장 유명한 날리우드 작품으로는 2010년 차이네즈 안옌 감독이 만든 ‘이제(Ije·The Journey)’가 꼽힌다. 아메리칸 드림의 허상을 고발한 이 영화는 나이지리아 여성이 미국에서 살인혐의를 받은 여동생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통해 흥행에 성공, 50만 달러(약 5억7000만 원)의 수익을 올렸다.

외부에서 날리우드를 바라보는 기대치에 비해 낮은 예산이나 수익률 등은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최근 날리우드의 젊은 영화제작자들 사이에서는 ‘싸구려 대량 생산’이라는 오명을 벗어내고자 ‘뉴 나이지리아 시네마(New Nigeria Cinema)’ 움직임이 일고 있다. 배우 왈레 오조는 “이제 날리우드는 양이 아닌 질로 승부할 것”이라며 “‘뉴 나이지리아 시네마’는 우리 영화가 칸이나 베니스 등 국제적인 영화제에서 상영되길 꿈꾸는 운동”이라고 설명했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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