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보위원회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6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원장은 해킹 프로그램 구입에 대한 사실관계를 잘 모르고 있었다”며 “‘연구용으로 구매한 것을 대북용으로 전환한 것은 누구였느냐’는 질문에 ‘제가 판단하기엔 (원 전) 원장이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 원장의 이러한 대답은 만약 국정원이 ‘불법 사찰’이나 정치 개입을 목적으로 이 프로그램을 활용한 사실이 드러난다면 그 책임은 원 전 원장에게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국정원은 앞서 국회 정보위 현안보고에서 해킹 프로그램 구입 시기를 ‘원세훈 국정원’ 시절인 지난 2012년 1월과 7월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국정원 관계자는 “프로그램 도입 때는 당연히 원 전 원장에게 보고하고 결재를 받았을 것”이라면서도 “‘언제부터 활용하기 시작했느냐’는 (의원들의) 질문에는 이 원장이 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야당에서도 ‘원세훈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다. 이석현 새정치연합 의원은 “(원 전 원장) 임기 때 국내용 해킹 프로그램을 도입했다면 그 목적이 민간인 사찰과 선거 개입이 아닐까 하는 강한 의심이 든다”며 “총체적인 진실 규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원 전 원장은 “모르는 일”이라고 맞서고 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현재 수감 중인 원 전 원장은 측근과 만난 자리에서 “(해킹 프로그램 구입은) 나는 잘 모르는 일”이라며 “국정원이 법원에서 받은 감청 영장을 집행하러 통신사에 가도 ‘감청장비가 없어서 불가능하다’며 거절당하던 때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일단 “국민 상대로 해킹을 했다면 어떤 처벌도 받겠다”며 불법 사찰 의혹에 대해 극구 부인하고 있지만, 국정원 직원들의 사실 은폐가 드러났던 ‘국정원 댓글 사건’ 사태가 되풀이되지 않을까 긴장하는 분위기다.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자료가 워낙 방대해 국정원 자신도 100% 자료 검증을 하지 못해 ‘속앓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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