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 진단서 꾸민 강사 적발
장애 급여도 180만원 수령


청각장애인의 진단서를 자신의 것인 양 속여 12억여 원의 보험금을 속여 뺏으려 한 대학 시간강사가 덜미를 잡혔다.

17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대구 달서경찰서는 ‘환자 바꿔치기’ 수법으로 거짓 진단서를 발급받아 장애 급여와 보험금을 청구한 윤모(39·자영업) 씨와 조모(여·34) 씨를 검거, 사기미수 등 혐의로 구속했다. 아울러 허위 진단서 발급에 공모한 청각장애인 신모(여·32) 씨도 불구속 입건했다.

대구의 한 대학교 시간강사인 조 씨는 윤 씨와 함께 보험금을 허위로 받기로 2년 전부터 치밀한 계획을 세웠다. 이들은 2013년 7~8월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동부화재, 현대해상 등의 치명적 질병(CI) 보험에 집중적으로 가입했다.

이어 같은 해 12월 “조 씨가 고등학교에서 축구공에 맞아 양쪽 귀의 청력 80%를 잃어버렸다”고 신고하고, 이듬해 대구 달서구청 사회복지과에 청각장애 2급 진단서를 제출해 장애 급여 180만 원을 받았다. 또 세 곳의 보험사에도 총 12억1200만 원에 달하는 보험금을 청구했다.

보험 사기가 설계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경찰은 조 씨를 조사하던 중 수상한 점을 발견했다. 청력이 크게 손상됐기 때문에 컴퓨터 모니터로 질문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조사를 진행했는데, 조사가 길어지자 지친 조 씨가 무의식중에 듣는 말에 대답하기 시작한 것이다.

보험 사기임을 확신한 경찰은 진단서를 떼어 준 병원에 확인한 결과 실제 진단을 받은 이의 얼굴이 조 씨와 다르다는 점을 확인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식층이라 할 수 있는 대학교 시간강사까지 가담할 만큼 보험사기에 대한 죄의식이 크지 않고 수법도 지능화되고 있다”며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국민 전체에 피해를 준다는 인식이 자리 잡아 보험 사기를 일벌백계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국회에 계류 중인 보험 사기 특별법 등을 통해 경각심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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