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터측이 세븐일레븐에 추천
전국 7500개 매장 진출 도와
지역 기업들 잇달아 투자유치
이달 서울·인천 출범하면
전국 17개 센터 진용 완성
“정책결정·지원과정 등서
민간과 충분한 협의 해야”
박근혜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창조경제가 각 지역별 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으로 본격 궤도에 오르고 있다. 창조경제는 그동안 경제운용의 패러다임으로 꼽혔던, 모방과 응용을 통한 ‘추격형 성장’을 국민의 창의성에 토대를 둔 ‘선도형 성장’으로 전환한다는 취지를 담은 것이어서 이행 과정에 경제계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전국 17개 지방자치단체에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대기업이 결합해 궁극적으로 창업의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할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수출부진과 내수 침체의 어려움에 처한 한국경제에 고른 지역 성장 생태계 육성이란 과실을 안겨줄지 주목된다. 문화일보는 이처럼 관심이 쏠려 있는 각 지역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역할과 기능, 성과부터 과제와 보완점, 한계까지를 현장에 밀착해 정밀 진단함으로써 창조경제가 올바로 뿌리내릴 수 있을지를 점검하는 ‘창조경제 24시, 현장을 가다’ 시리즈를 연재한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지난 2일부터 ‘K팝콘’이란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55g에 1500원짜리 제품이지만 그 속에는 ‘각별한 의미’가 있다.
이 제품은 ‘청성’이란 부산의 중소농업법인에서 만든 것으로, 100% 국산 옥수수를 썼다. 옥수수를 기름에 튀기지 않고 250도 이상의 고온 열풍으로 옥수수를 부풀리는 ‘에어 팝 핑’ 기술을 적용해 상대적으로 열량도 낮다는 게 세븐일레븐과 청성 측의 설명이다. 제품 개발에 심혈을 기울였음을 알 수 있다.
K팝콘이 롯데그룹 계열로 전국에 7500개의 점포를 갖춘 세븐일레븐에 입점할 수 있었던 데는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가 매개 역할을 했다.
지난 3월 부산창조경제센터가 벡스코에서 주관한 상품전시회에서 센터 측이 세븐일레븐에 추천했고, 국산 옥수수 원료와 차별화된 제조공법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입점이 결정된 것이다. 이종언 청성 대표는 “기술력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판로 때문에 고심했고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센터의 문을 두드렸는데 전국 상품 판매의 기회를 얻게 됐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앞서 대전창조경제센터의 지원을 받은 산업용 3D 센서 제조업체인 씨메스 등 6개 기업은 18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고, 이산화탄소 센싱기술을 보유한 엑센 등 18개의 대전지역 기업은 130억 원의 투자를 받는 데 성공했다.
대구창조경제센터의 경우 보육기업지원프로그램 C-랩 1기 선발에서 2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뚫고 뽑힌 16개 기업이 법인 설립을 한 후 10억6000만 원의 투자를 가뿐히 유치했다.
창조경제의 ‘전위’이자 지역 풀뿌리 역할을 맡은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전국 17개 시·도 지역 설치가 막바지에 달하고 이미 설치한 지역에서는 성과도 일부 창출되면서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가 전체의 창업 허브화란 기능이 부여된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성공 사례의 체감도가 높아질수록 아이디어와 창업을 연계한 활성화 효과 및 고용창출, 새로운 산업 및 시장의 출현을 가속화시킬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이에 맞춰 지역적, 태생적 척박함을 딛고 세계 시장에 도전장을 던질 만한 기업의 탄생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와 관심, 제도적 지원이 뒤따라야 할 것이란 지적도 설득력을 얻는 분위기다.
16일 미래창조과학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9월 15일 대구창조경제센터와 10월 10일의 대전센터를 시작으로 본격 출발을 한 17개 시·도 센터 설치는 이달 중 예정된 서울과 인천센터를 마지막으로 출범식을 끝내고 진용을 갖추게 된다.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지역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연계하고 활용해 지역 인재의 창업을 활성화하고 기업경쟁력을 높이자는 게 취지다. 또 세계시장 개척을 통해 지역경제 혁신을 이끌 지역 단위의 창조경제 전진기지를 표방하고 있다.
이미 일본, 영국, 호주 등 선진국들도 장기적인 경제침체 해소의 대안으로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의 진흥에 방점을 찍고 창조경제에 많은 관심과 지원을 기울이고 있어서 국가경제정책의 ‘돌파구’로도 인식되고 있다.
자오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도 지난 3월 시장 친화적인 창업 혁신 정책으로 중국판 창조경제라 할만한 ‘대중창업·만인혁신’을 정부공작보고에 공식 인용하면서 사상 최대의 창업 붐이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은 “창조경제는 주요 선진국들이 자국 이익 우선 원칙에 기반을 둔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대응하고 새로운 시장 확보를 위한 창의적 기술과 산업 창출확보의 필요성을 인식하면서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이처럼 창의성과 아이디어를 활용해 기존에 존재하거나 새롭게 개발된 서비스와 제품, 기타 다양한 결과물 등을 새로운 국가성장동력의 하나로 육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제 활성화와 새로운 고용창출 기회를 얻기 위한 정책 패러다임의 지역 콘트롤 타워이자 기지인 셈이다.
성과가 서서히 가시화되면서 일부에서는 기대감도 ‘충만’한 상황이다. 지난 8일 전경련이 전국 센터장을 초청해 마련된 간담회에서는 ‘창업지원과 멘토링 등 혁신센터 본연의 기능의 충실한 실행’과 ‘지역 맞춤형 특화사업’의 성공과 지원사례가 발표됐다. 곁들여 창업지원 인프라 부족 등 애로 및 건의사항도 쏟아졌다. ‘지역 센터의 힘만으로는 창조기업 지원에 한계가 있다. 지역의 대학, 정부 출연 연구기관들이 혁신센터와 협업해 기업을 돕도록 하는 정부·지자체의 인센티브가 필요하다’(임종태 대전 혁신센터장), ‘센터의 직원부터 창조적으로 성장해야 하는 만큼 온·오프라인 프로그램의 개발이 뒤따라야 한다’(한종호 강원지역센터장), ‘센터의 평가와 관련해 각 센터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의 보완을 위한 컨설팅 중심의 평가를 진행해야 한다’(차주하 전북지역센터장) 등의 제언은 모두 곱씹을 만하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정부 정책의 운용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책의 방향과 어젠다 설정, 지원 과정에서 민간과 충분한 협의가 필요하다”며 “창조경제센터 역시 탄탄한 인프라 구축과 구조의 영속적인 방안을 고민해야 만 용두사미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권고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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