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준 / 논설위원

요즘 이란은 온통 축제 분위기다. 마치 월드컵 우승이라도 한 듯한 모습이다. 지난 14일 핵협상이 타결됨으로써, 제재가 풀리고 경제가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동결됐던 해외자산 1000억 달러를 되찾을 수 있게 됐으며, 앞으로 수년간 매년 7∼8%의 경제성장이 이뤄질 것이란 장밋빛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국에도 좋은 비즈니스 기회가 올 것으로 전망된다. 2011년 173억 달러에 달했던 한·이란 교역 규모는 유엔의 이란 경제 제재로 인해 지난해 86억 달러 수준으로 줄었다. 정부와 기업은 4200억 달러 규모의 이란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그런데 이란인을 만나 보면 의외로 “이란은 아랍이 아니다”고 항변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인이 이슬람·아랍·중동이란 3가지 다른 개념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슬람은 종교로서 중동뿐만 아니라 북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에도 널리 퍼져 있으며, 아랍은 아랍어를 사용하는 민족을 가리키는 말이다. 반면 중동은 지리적 개념으로 이란·터키·이스라엘과 같은 비(非)아랍국가도 많다. 이란인은 아랍어와 어족(語族) 자체가 다른 파르시어(페르시아어)를 사용하며, 아랍이란 단어를 사막에 사는 미개인이란 경멸조로 사용하기도 한다.

동일시될 경우 불쾌해하기는 아랍인도 마찬가지다. 일부 아랍인들은 알라가 실수로 만든 것이 3가지 있는데, 첫째가 파리, 둘째가 유대인, 셋째가 이란인이라고 말할 정도다. 유프라테스강 유역에 서식하는 파리는 말벌만 한데 떼로 몰려오면 그 불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런 파리에 유대인과 이란인을 비유하고 있는 것이다. 종교도 이란인의 절대다수는 시아파인 반면, 아랍인의 대다수는 수니파다.

이번 타결에 대한 수니파 아랍인의 시선은 곱지 않다. 1972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중국 방문과 비교하기도 한다. 당시 같은 공산국이지만 소련과 대립하던 중국을 통해 세력 균형을 확보한 것처럼, 이슬람국가(IS) 등 수니파 아랍을 제어하기 위해 시아파 이란과 협력하려는 것이란 의심이다. 이에 미국은 오해라며, 소련과의 전략무기제한협정(SALT) 협상과 비교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미국을 ‘대(大) 사탄’이라는 이란의 진정성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 분명한 것은 미국은 싫어해도 미 달러는 좋아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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