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주 7회 운항하는 행복지수 1위라는 타이틀을 가진 인구 500만 명의 작은 도시 미얀마 양곤. 양곤 사람들의 순수한 눈빛이 뿜어내는 ‘행복 바이러스’에 대한 소문 때문인지 비행기는 연일 승객들로 만석을 이룬다.

늦은 밤 호텔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창밖으로 거대한 탑이 하나 보이는데, 밤이 내리면 황금빛 조명으로 더욱 아름다워지는 그 불탑이 바로 미얀마의 자존심이라 할 수 있는 ‘슈웨다곤 파고다(Shwedagon Pagoda)’다. 슈웨다곤 파고다는 미얀마의 상징이자 세계 불교 신자들의 성지 순례지로 부처의 유품과 머리카락을 보관하고 있다. 건설 당시에는 금빛 외관도 아니고 약 20m 높이에 불과한 평범한 모습이었지만 역대 왕과 불교도들이 기증한 금판으로 외벽을 장식하면서 화려한 모습을 갖추게 됐다고 한다. 금으로 장식된 둘레 426m, 높이 100m의 거대한 외관과 상층부를 장식하는 수천 개의 다이아몬드와 루비, 사파이어, 에메랄드 장식. 강렬한 태양 아래에서 탑을 바라보고 있으면 아름다운 모습에 눈이 부실 지경이었다.

슈웨다곤 파고다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우선 맨발이 돼야 한다. 현지에서는 당연히 그곳의 문화에 따르는 것이 예의이므로 함께 방문한 동료들은 모두 목소리를 낮추고, 입구에서 구입한 치마를 둘러 입었다. 정오의 태양이 달궈 놓은 넓은 대리석 바닥을 걷다 보니 따뜻하다 못해 뜨거운 느낌이었다. 게다가 덥고 습한 열대성 기후 탓에 둘러보는 내내 흘러내리는 땀으로 조금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미얀마 사람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무슨 비결이 있나 싶어 우리도 그들을 따라 불상 앞에 멈춰 기도를 드리고 불탑도 감상했다. 그러는 동안 우리 얼굴에도 슬며시 미소가 피어나기 시작했다. 어렴풋이 그들의 미소가 어디서 나오는지 알 것 같았다. 그들은 기도가 밥 먹고 숨 쉬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이고, 강요되지 않은 편안함을 일상처럼 누리고 있었다. 신성하고 경건해야만 할 것 같은 성지에서도 손 잡고 데이트를 하거나 가져온 도시락을 나눠 먹고, 그늘에 누워 편안하게 낮잠을 즐겼다.

거리에서 만난 미얀마 아이들도 한결같이 해맑은 모습이었다. 그날 슈웨다곤 파고다에서 찍은 사진을 다시 꺼내 보니 알록달록한 치마를 둘러 입은 네 명의 승무원이 까만 발바닥을 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조금은 미얀마 사람들의 미소를 흉내 낸 듯한 우리의 모습에 그때가 그리워진다.

불상 앞에서 기도를 하며 나도 모르게 가벼워지던 마음, 사람 좋아 보이는 얼굴의 양곤 사람들에게 얻어먹은 물 한 잔의 청량감. 그 추억 때문인지 가끔 일상이 버겁다는 느낌이 들 때면 그날 함께했던 동료들과 슈웨다곤 파고다 안으로 들어가는 꿈을 꾸곤 한다. 양곤에 가면 깜깜한 밤하늘을 환히 비추는 황금빛 탑과 양곤 사람들이 내뿜는 행복 바이러스가 선물하는 일상의 ‘큰 쉼표’가 기다리고 있다.

대한항공 승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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