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윗줄 왼쪽 6번째) 일본 총리와 아소 다로(〃 7번째) 부총리 등 자민당 소속 의원들이 16일 중의원에서 진행된 안보 관련 법제 표결에서 기립 찬성표를 던지고 있다.  AFP연합뉴스
아베 신조(윗줄 왼쪽 6번째) 일본 총리와 아소 다로(〃 7번째) 부총리 등 자민당 소속 의원들이 16일 중의원에서 진행된 안보 관련 법제 표결에서 기립 찬성표를 던지고 있다. AFP연합뉴스
‘안보法制’ 이어 ‘올림픽 주경기장 건설’‘원전 재가동’ 첩첩산중집단적 자위권 강행처리엔

의원 기명 대신‘기립’ 꼼수

역사에 찬·반 기록 안 남겨

아소 “반발여론 과장” 궤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정권이 집단적 자위권 등을 담은 안보법제 강행 처리 외에도 국민들이 비판을 제기하고 있는 여러 현안들로 인해 위기를 맞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러나 정권의 2인자인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는 이 같은 언론의 지적이 실제 국민 여론과는 다르다는 궤변을 내놓으며 정권의 폭주를 두둔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17일 “안보법제 강행 처리로 인해 아베 정권이 악영향을 받은 가운데 신(新) 국립경기장 건설 문제 등으로 더욱 여론의 반발을 사고 있다”며 “아베 총리가 2차 집권 이래 최대급 역풍을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베 정권에는 이번 안보법제 강행 처리 외에도 2520억 엔(약 2조3000억 원)이 투입될 2020년 도쿄(東京)올림픽 주경기장(신 국립경기장) 건설 문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중단됐던 원자력 발전소 재가동 문제 등 대내적인 현안과 오는 8월 발표될 종전 70년 담화(아베 담화)와 같은 대외적 현안도 여론 악화의 불씨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나마 아베 총리는 신 국립경기장 건축에 대해서만 “국민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겠다”며 여론 수렴의 자세를 취하면서 정권의 폭주라는 비판에 대해 물타기를 시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각종 비판 여론을 보도하고 있는 언론의 지적에 대해 아소 부총리는 아전인수 격으로 여론을 해석해 물의를 빚고 있다.

아소 부총리는 16일 자민당 내 파벌 모임에서 “신문 보도를 보면 안보법제에 대해 국민 80%가 반대하는데 정작 항의 전화가 거의 걸려 오지 않는다”며 “신문 내용은 여론과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보법제가 강행 처리되던 도쿄 의사당 주변에서는 최근 수천∼수만 인파가 모여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편 안보법제 강행 처리 내용을 의회 의사록에 구체적으로 남기지 않기 위해 자민당이 ‘꼼수’를 부렸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지지(時事)통신은 16일 중의원 본회의장에서 이뤄진 안보법제 표결이 이례적으로 기명 투표가 아닌 기립 투표로 진행됐다고 전했다. 기명 투표로 표결이 이뤄지면 각각의 의원들이 찬성과 반대 중 어떤 의견을 제시했는지 기록에 남게 되지만 기립 투표로 법안을 처리하면 의사록에는 ‘기립 다수’로만 기록된다.

지지통신은 “중의원에서 100시간 이상 심의를 진행한 대형 법안을 기립 투표로 처리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최근 이런 경우는 지난 2006년 1차 아베 정권 당시 교육기본법 개정안을 처리할 때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박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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