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작가 1930년대 모더니스트 박태원
소설가 박태원(1910~1986)은 이상과 함께 1930년대 대표적인 모더니스트 작가로 꼽힌다. 이상이 근대적 자아의 분열을 극대화한 세계를 그렸다면 박태원은 도시 풍속의 변화를 민감하게 포착한, 보다 일상과 현실에 가까운 모더니스트였다.
그는 이전 작가들이 벗어날 수 없었던 식민지인의 고뇌나 계급과 민족 문제로부터 일정한 거리를 두고 근대 도시의 사소한 풍경과 도시 체험을 그렸고, 개인의 내면을 묘사하며 새로운 소설 기법을 실험했다. 그래서 그의 소설은 이른바 도시 소설로도 불렸다.
경성의 모더니스트 박태원은 경성고보 3학년 때인 1926년 ‘조선문단’에 시 ‘누님’이 당선돼 문단에 나왔다. 초기엔 주로 시를 썼지만 그 뒤 소설 창작에 주력했고 1933년 구인회에 가입하면서 예술파 작가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했다. 당대를 풍미했던 구인회에는 이상을 비롯해 이태준, 정지용, 김기림, 이효석 등 쟁쟁한 맴버들이 참여했다.
그의 중편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1934)은 일본 유학파인 룸펜 인텔리 소설가인 구보가 경성의 이곳저곳을 산책하는 일상을 시간 순서대로 담은 소설로 ‘천변풍경’(1936~1937)과 함께 여전히 사랑받고 있는 그의 대표작이다.
일본 유학파지만 결혼과 취직을 거부한 구보는 양복 차림으로 정오에 집을 나와 거리를 배회하다 집으로 돌아간다. 이 같은 지식인의 모습은 이전엔 볼 수 없었던 낯선 것으로, 구보는 일상에 순응하는 세속적 군중과 뒤섞일 수 없는 현기증 나는 시대의 고독한 지식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근대적 일상에서 행복은 불가능하다고 인식하면서도 소설쓰기에서 희망의 가능성을 찾는 이 지식인의 고독한 내면은 시간을 넘어 공명했고, 이는 후배 작가들의 연작과 오마주 작업으로 증명되고 있다.
소설가 최인훈과 주인석은 각각 1970년대 지식인의 내면과 1990년대 소설가의 의식을 담은 ‘구보씨의 일일’ 연작을 내놨고, 최근엔 소설가 윤고은이 오마주 소설 ‘다옥정 7번지’를 썼다. ‘다옥정 7번지’는 박태원이 2010년 서울에 나타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의 배경을 따라 걷는다는 설정이다.
6·25전쟁 중 월북한 그는 북한 평양문학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작품 활동을 계속했다. 작가가 완전 실명과 전신불수 상태에서 구술로 받아적게 한 그의 역사소설 ‘갑오농민전쟁’(1977~1986)은 북한 최고의 역사소설로 평가받는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소설가 박태원(1910~1986)은 이상과 함께 1930년대 대표적인 모더니스트 작가로 꼽힌다. 이상이 근대적 자아의 분열을 극대화한 세계를 그렸다면 박태원은 도시 풍속의 변화를 민감하게 포착한, 보다 일상과 현실에 가까운 모더니스트였다.
그는 이전 작가들이 벗어날 수 없었던 식민지인의 고뇌나 계급과 민족 문제로부터 일정한 거리를 두고 근대 도시의 사소한 풍경과 도시 체험을 그렸고, 개인의 내면을 묘사하며 새로운 소설 기법을 실험했다. 그래서 그의 소설은 이른바 도시 소설로도 불렸다.
경성의 모더니스트 박태원은 경성고보 3학년 때인 1926년 ‘조선문단’에 시 ‘누님’이 당선돼 문단에 나왔다. 초기엔 주로 시를 썼지만 그 뒤 소설 창작에 주력했고 1933년 구인회에 가입하면서 예술파 작가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했다. 당대를 풍미했던 구인회에는 이상을 비롯해 이태준, 정지용, 김기림, 이효석 등 쟁쟁한 맴버들이 참여했다.
그의 중편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1934)은 일본 유학파인 룸펜 인텔리 소설가인 구보가 경성의 이곳저곳을 산책하는 일상을 시간 순서대로 담은 소설로 ‘천변풍경’(1936~1937)과 함께 여전히 사랑받고 있는 그의 대표작이다.
일본 유학파지만 결혼과 취직을 거부한 구보는 양복 차림으로 정오에 집을 나와 거리를 배회하다 집으로 돌아간다. 이 같은 지식인의 모습은 이전엔 볼 수 없었던 낯선 것으로, 구보는 일상에 순응하는 세속적 군중과 뒤섞일 수 없는 현기증 나는 시대의 고독한 지식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근대적 일상에서 행복은 불가능하다고 인식하면서도 소설쓰기에서 희망의 가능성을 찾는 이 지식인의 고독한 내면은 시간을 넘어 공명했고, 이는 후배 작가들의 연작과 오마주 작업으로 증명되고 있다.
소설가 최인훈과 주인석은 각각 1970년대 지식인의 내면과 1990년대 소설가의 의식을 담은 ‘구보씨의 일일’ 연작을 내놨고, 최근엔 소설가 윤고은이 오마주 소설 ‘다옥정 7번지’를 썼다. ‘다옥정 7번지’는 박태원이 2010년 서울에 나타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의 배경을 따라 걷는다는 설정이다.
6·25전쟁 중 월북한 그는 북한 평양문학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작품 활동을 계속했다. 작가가 완전 실명과 전신불수 상태에서 구술로 받아적게 한 그의 역사소설 ‘갑오농민전쟁’(1977~1986)은 북한 최고의 역사소설로 평가받는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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