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어웨이 적중률 94%로 ‘환상’
26개 ‘짠물 퍼팅’으로 역전승
찬송가 읊조리며 마음 안정찾아
스피스는 14언더파로 공동 4위
장타보다는 정교함을 앞세운 잭 존슨(39·미국)이 제144회 브리티시오픈 골프대회(총상금 980만 달러)에서 ‘클라레 저그’를 품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대표적인 ‘단타자’ 존슨은 21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파72)에서 열린 4라운드에서 버디 8개와 보기 2개를 묶어 6언더파 66타를 쳤다. 합계 15언더파 273타인 존슨은 루이 우스트히즌(33·남아공), 마크 레시먼(32·호주)과 함께 동타를 이뤄 ‘4개 홀 플레이오프’를 펼쳤다. 1, 2, 17, 18번 홀(이상 파4)에서 열린 플레이오프에서 존슨은 버디 2개와 보기 1개로 1언더파를 기록해 이븐파의 우스트히즌, 2오버파의 레시먼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179만4690달러(약 20억7600만 원)다. 존슨은 2007년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뒤 개인 통산 두 번째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올랐다.
존슨은 PGA투어에서 평균 비거리 280.1야드로 최하위권인 164위에 불과하지만 드라이빙 정확도는 73.42%로 3위를 달리고 있다. 이날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던 비결은 94%의 높은 페어웨이 적중률과 26개에 불과한 ‘짠물’ 퍼팅. 존슨은 “내 무릎 위에 있는 것(클라레 저그)과 그 아래 새겨진 (역대 우승자의) 이름들을 보니 겸손해진다”고 입을 열었다. 깊은 신앙심을 지닌 존슨은 연장 18번 홀에서 우스트히즌의 퍼트를 지켜보며 찬송가를 읊조리고, ‘인내심을 갖고 주님을 기다리자’고 생각하면서 침착함을 유지했다고 전했다.
메이저대회 3연속 우승을 노렸던 조던 스피스(22·미국)는 ‘로드 홀의 저주’로 플레이오프에 합류하지 못했다. 이날 3타를 줄였지만 합계 14언더파 274타로 제이슨 데이(28·호주)와 함께 공동 4위가 됐다.
스피스는 16번 홀에서 버디를 낚아 15언더파로 공동선두에 합류했지만 ‘로드 홀’로 불리는 17번 홀(파4)에서 통한의 보기를 범해 주저앉았다. 1953년 벤 호건(미국) 이후 62년 만에 마스터스, US오픈, 브리티시오픈을 차례로 석권하는 선수가 될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또 세계랭킹 1위와 시즌 상금 1000만 달러 돌파도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스피스는 랭킹 포인트 11.66점을 얻어 로리 매킬로이(26·북아일랜드·12.60점)와의 격차를 1점 차 이내로 좁혔고, 공동 4위 상금 46만 달러를 보태 시즌상금을 917만 달러로 늘리는 데 만족했다.
스피스는 4라운드 직후 “퍼트에 제대로 맞지 않았다”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스피스는 “한 해 3개 메이저대회를 우승한 선수는 몇 명밖에 없고, 그중 타이거 우즈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한 해 3개 메이저 우승은 다음 목표이고 PGA챔피언십에 전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은 다음 달 13일부터 열린다.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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