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사업 뒤 확대여부 결정 담보로 제공한 주택 가격이 대출금 밑으로 떨어져도 집만 포기하면 더 이상의 대출금 상환 책임을 묻지 않는 ‘비소구대출(유한책임대출)’이 올 12월 처음 도입된다. 정부는 일단 서민들을 대상으로 한 ‘디딤돌대출’ 이용자 가운데 소득이 3000만~4000만 원 이하인 사람을 대상으로 3개월 정도 시범사업을 벌인 뒤 시중은행으로의 확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22일 발표된 ‘가계부채 종합관리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비소구대출 요건을 구체화해 연내 시범사업을 시행키로 했다. 주택도시기금을 재원으로 하는 디딤돌대출 이용자 중 소득이 3000만~4000만 원 이하인 사람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벌인 뒤 시장 반응 등을 봐가며 시중은행으로의 확대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디딤돌대출은 무주택자로 부부 합산 연소득이 6000만 원 이하면 신청이 가능하다. 대상 주택은 면적 85㎡ 이하, 가격 6억 원 이하다. 주택대출을 취급하는 시중은행들의 반발을 감안해 우선은 손실이 발생해도 기금에서 처리할 수 있는 디딤돌대출부터 적용키로 했다. 은행들은 집값이 급락할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고객들이 고의로 부도를 낼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고 있다.

김재정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관은 “3개월가량 시범사업을 해본 뒤 주택 가격이나 규모에도 제한을 둘지 결정할 예정”이라며 “처음 도입한 만큼 위험 요인을 고려해 기존보다 대출 심사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은 “시중은행 상품으로 확대하는 건 여러 장단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소구대출이란 부도가 나면 채무자 상환 책임을 해당 담보물에만 한정하는 대출제도다. 예컨대 3억 원짜리 주택을 담보로 1억5000만 원을 대출받았는데 주택 가격이 1억 원으로 폭락했을 경우 집을 포기하면 나머지 5000만 원은 갚지 않아도 되는 식이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과 유럽 국가들 상당수가 채택하고 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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