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호 ‘종교포럼’ 발제문서 주장

“한국 사회는 ‘성형사회’의 질병을 앓고 있다. 이런 병증을 일으키고 심화하며, 병증에 대처하지 못하도록 가로막는 주요 존재가 바로 한국의 교회, 특히 대형교회다.”

종교학자인 김진호(사진)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이 “이상화된 몸과 동일해지고자 하는 강박증, 훼손된 몸에 대한 공포증으로 대변되는 한국적 성형사회의 병증이 외형 불리기에 집착하는 한국 대형교회의 모습과 닮았다”고 주장해 관심을 끈다.

김 실장은 25일 서울 종로구 화쟁문화아카데미에서 열리는 ‘제6회 종교포럼’에 앞서 공개한 ‘성형사회의 그리스도교’라는 발제문에서 “한국의 성형과 몸에 대한 집착증은 성별을 가리지 않는 전(全) 사회적 현상이자 신드롬이라 할 만큼 과도한 집단성을 지녔고, 성형 자체가 이미 사회적 욕망이 돼버렸다”고 진단했다. 1960~1990년 산업화 시대에는 하드보디(근육남형 몸매)가 이상적인 몸이었다가 1990년대 소비사회로 옮아가면서 ‘꽃미남’이 등장했고, 최근에는 양자의 이미지가 경합하거나 중첩되는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특히 “‘하드보디 신드롬’은 남성보수주의의 반동적 발흥과 궤를 같이한다”면서 “한국에서도 근래 하드보디 신드롬이 퇴행적 마초주의와 결합돼 나타나는 일이 빈번해졌다”고 분석했다.

김 실장은 “교회 또한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가장 마초적이고 권위주의적이며, 권위주의적 체제를 옹호하는 질서의 대변자임을 다양한 방식으로 드러내고 있다”며 교회의 대형화를 지목했다. 그에 따르면 한국은 일요일 대예배에 참석한 성인 교인 수가 2000명 이상인 교회가 약 880개로, 전체 교회 수 대비 1.7%다. 미국은 0.005% 수준이다.

그는 “한국의 대형교회는 교회의 절대 1인인 담임목사가 교회의 자원을 성장에 집중 투입해 양적으로 팽창한 것”이라며 “예외 없이 남자이고, 명령하는 자로 군림하는 담임목사는 ‘하드보디’적 성격을 띤다”고 했다. 이어 “예배당이 직사각형 양식에서 원형 혹은 반원형으로 변화된 것도 교회당 전면에서 목사 1인을 주목하기가 훨씬 수월한 구조라는 점에서 1인의 카리스마적 위계성이 더욱 강화된 양식”이라고 꼬집었다.

김 실장은 “오늘의 그리스도교가 오랜 하드보디적 권위주의 전통을 청산하는 일은 새로 시작할 신앙의 가장 중요한 거점의 하나”라며 “교회는 화해, 배려, 공존의 장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성형사회의 병증이 타자에 대한 적대감을 일으키듯, 교회의 성소수자나 타 종교, 이단에 대한 적대적 공격 현상이 가속될 것이라는 경고를 던졌다.

지난 2월부터 한 달에 한 번꼴로 열리는 종교포럼은 불교나 기독교 등 한국 주류 종교의 문제점과 원인, 극복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김 실장을 비롯해 조성택(고려대 교수) 화쟁문화아카데미 대표, 김근수 해방신학연구소장 등 개신교·불교·천주교 전문가가 참여해 발제와 토론을 진행한다. 오는 11월까지 이어진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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