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름이 한 방울도 필요 없는 태양광 비행기. ‘꿈의 비행’에 도전한 사람은 ‘솔라 임펄스’의 최고경영자(CEO)인 앙드레 보르슈베르그(62)다. 에너지 밀도가 낮은 태양에너지로 에너지 소비 전력이 높은 프로펠러용 모터를 구동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보르슈베르그는 말한다. “지극히 어려운 일,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일에 도전하고 이를 통해 재생 가능 에너지의 중요성을 알리는 것이 나의 목표다.”
햇빛의 동력으로 비행하는 ‘솔라 임펄스2’는 지난 6월 29일 일본 나고야(名古屋)를 출발했다. 8200㎞를 쉬지 않고 날아 7월 3일 오전 6시 미국 하와이에 도착했다. 최대 속력은 시속 144㎞에 불과하다. 보잉 777기가 8시간30분 걸리는 거리를 5일 동안 비행해야 했다. 과열된 배터리를 수리한 뒤 8월 초에는 다시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로 날아간다.
태평양 횡단에 이어 내년 4월에는 세계 일주에 나설 계획이다. 성공하면 최초의 유인 태양광 비행기 세계 일주로 기록될 것이다. 그리스 신화 속 이카루스에게 멋진 ‘태양광 날개’를 만들어 줄 수도 있겠다. 이카루스는 밀랍으로 때운 깃털 날개를 달고 감옥 탈출에 성공했지만, 태양에 가깝게 날아올랐다가 밀랍이 녹아 바다로 추락했다. 솔라 임펄스2는 그와 정반대로 태양 빛이 강할수록 더 큰 힘을 얻기 때문이다.
물론, 꿈의 실현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태양광 비행기를 띄우는 프로젝트는 1970년대에 시작됐으나 솔라 임펄스는 겨우 장거리 비행에 성공했을 뿐이다. 솔라 임펄스2에 공급된 주동력 배터리는 국내 에너지 업체인 코캄의 제품이다. 대기업들도 태양광 사업에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한화그룹의 태양광 부문 계열사인 한화 큐셀은 올 연말까지 인도에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하기로 했다고 21일 발표했다. 총 148.8㎿ 규모로, 현지 5만3000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이라니 고무적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50년 태양광 에너지가 전 세계 발전량의 26%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청년실업이 심각한 상황에서 태양광은 일자리 창출의 효자 역할을 할 수 있다. 보르슈베르그가 과거에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던 태양광 비행기의 세계 일주에 도전한 것처럼, 우리도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주요뉴스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