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득권 유지 꼼수만 고민”
정치 원로·전문가 쓴소리
“국민신뢰 없이 의원 늘리기
다리 아픈데 허리 치료하나”
“행정부 견제·감시 하기엔
300명으론 부족 입증해야”
국회의원 정수 증원을 둘러싼 논쟁이 치열해지면서 정치권이 실질적인 정치개혁 논의는 뒤로 한 채 ‘밥그릇 늘리기’ 숫자 놀음에 빠져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치 원로와 전문가들은 국회의원들이 의원 정수 증원 필요성을 요구하기에 앞서 국민의 정치적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어떤 노력을 했는지 먼저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들은 정치권이 제대로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정치권은 엉뚱한 곳에서 해답을 찾으려 한다는 것이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28일 문화일보와 전화통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회가 어떻게 하면 정말 국정에 진지하게 임하고, 여야 간 정상적인 관계를 회복하는가에 있다”며 “의원 정수를 늘리는 것은 능사가 아니고, 지금 증원을 논의할 때는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박 전 의장은 “여야가 토론하고 토론을 통해 타협하는 문화를 만들어 국민 신뢰를 회복하지 않고, 의원 숫자를 늘리자고 하는 것은 다리 아픈데 허리 치료하는 것과 똑같다”고 지적했다.
특히 헌법재판소에서 선거구의 인구 상한과 하한 비율을 2 대 1로 제한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건의한 상황에서 정치를 어떻게 개혁할지를 논의하기보다는 여야의 기득권은 유지하면서 자신에게 유리한 제도만을 고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내영(정치외교학) 고려대 교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와 비교하면 의원 수를 늘릴 여지가 있다는 것은 학자들도 동의를 하지만, 단순히 ‘다른 나라보다 적으니까 늘려야 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며 “국회 효율성을 확보하고 양극화 정치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한 뒤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학자들은 비례대표 확대를 해야 한다는 논리인데, 새누리당은 비례대표를 늘리자는 얘기는 하지 않고 지역구만 늘리자고 하며 기득권을 하나도 안 내려놓으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의원 정수 증원을 비롯해 권역별 비례대표제,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선거구 획정 기준 제정 등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것도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꼼수라는 것이다.
이정희(정치외교학) 한국외대 교수는 “의원 정족수에 대한 논의는 선거구 획정을 앞두고 할 얘기가 아니라 오랜 기간 국민적 공감대를 얻어야 가능한 문제”라며 “의원 수를 늘리려면 먼저 300명 의원으로 행정부를 감시·견제하는 입법부 본연의 역할에 무리가 있다는 증거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조성진·손우성 기자 threemen@munhwa.com
정치 원로·전문가 쓴소리
“국민신뢰 없이 의원 늘리기
다리 아픈데 허리 치료하나”
“행정부 견제·감시 하기엔
300명으론 부족 입증해야”
국회의원 정수 증원을 둘러싼 논쟁이 치열해지면서 정치권이 실질적인 정치개혁 논의는 뒤로 한 채 ‘밥그릇 늘리기’ 숫자 놀음에 빠져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정치 원로와 전문가들은 국회의원들이 의원 정수 증원 필요성을 요구하기에 앞서 국민의 정치적 불신을 해소하기 위한 어떤 노력을 했는지 먼저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들은 정치권이 제대로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정치권은 엉뚱한 곳에서 해답을 찾으려 한다는 것이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28일 문화일보와 전화통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회가 어떻게 하면 정말 국정에 진지하게 임하고, 여야 간 정상적인 관계를 회복하는가에 있다”며 “의원 정수를 늘리는 것은 능사가 아니고, 지금 증원을 논의할 때는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박 전 의장은 “여야가 토론하고 토론을 통해 타협하는 문화를 만들어 국민 신뢰를 회복하지 않고, 의원 숫자를 늘리자고 하는 것은 다리 아픈데 허리 치료하는 것과 똑같다”고 지적했다.
특히 헌법재판소에서 선거구의 인구 상한과 하한 비율을 2 대 1로 제한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건의한 상황에서 정치를 어떻게 개혁할지를 논의하기보다는 여야의 기득권은 유지하면서 자신에게 유리한 제도만을 고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내영(정치외교학) 고려대 교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와 비교하면 의원 수를 늘릴 여지가 있다는 것은 학자들도 동의를 하지만, 단순히 ‘다른 나라보다 적으니까 늘려야 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며 “국회 효율성을 확보하고 양극화 정치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한 뒤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학자들은 비례대표 확대를 해야 한다는 논리인데, 새누리당은 비례대표를 늘리자는 얘기는 하지 않고 지역구만 늘리자고 하며 기득권을 하나도 안 내려놓으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의원 정수 증원을 비롯해 권역별 비례대표제,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선거구 획정 기준 제정 등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것도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꼼수라는 것이다.
이정희(정치외교학) 한국외대 교수는 “의원 정족수에 대한 논의는 선거구 획정을 앞두고 할 얘기가 아니라 오랜 기간 국민적 공감대를 얻어야 가능한 문제”라며 “의원 수를 늘리려면 먼저 300명 의원으로 행정부를 감시·견제하는 입법부 본연의 역할에 무리가 있다는 증거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조성진·손우성 기자 threeme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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