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초혈관질환 가능성 건강검진에서 혈압을 측정할 때 팔 혈압도 중요하지만, 중장년층은 종아리의 혈압을 점검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혈압이 높은 중장년층은 다리 등에서 나타나는 말초혈관질환의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8일 심장전문병원인 세종병원에 따르면 심장혈관질환과 말초혈관질환이 동반된 경우 사망률이 높아진다. 말초동맥질환은 팔과 다리에 혈액을 공급하는 말초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혀서 생기는 혈류장애다.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해주는 관상동맥을 제외한 우리 몸의 모든 동맥에 광범위하게 나타난다.

평소 혈압을 관리하는 사람들은 혈관 질환 하면 흔히 뇌, 심장과 관련한 질환만을 생각하고 인체의 하부 쪽에서 발생하는 혈관 이상에는 관심을 두지 않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 하지만 하지동맥 질환이나 복부 대동맥, 엉덩이 동맥 등이 동맥경화로 인해 막힐 경우 자칫 다리를 절단해야 할 수도 있다.

복부 대동맥은 골반에서 장골동맥으로 분리되는 분지 부위에서 혈액이 소용돌이치면서 다리로 피를 보낸다. 이때 지방을 비롯한 지질 등이 혈관 벽에 쌓이면 대동맥이 막힌다. 오랜 기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므로 환자의 대부분이 50대 이상이다.

이러한 동맥경화는 신체 어느 부위에든 나타날 수 있다. 다리에 동맥경화가 생기면 다리가 차가워지며, 걸을 때마다 아프다. 엉덩이 동맥이 막히면 남성은 발기부전이 될 수도 있다.

흔히 혈압은 팔에서 측정하지만, 걸을 때마다 다리가 아프거나 발기부전 등이 나타나면 다리에서 혈압을 측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다리 혈압은 팔 혈압보다 20㎜Hg 정도 더 높아야 정상이다. 만일 다리 혈압이 팔 혈압보다 낮으면 동맥경화가 다리에 생겼는지를 의심해야 한다.

공준혁 세종병원 흉부외과 과장은 “말초혈관질환은 혈관질환과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고 막힌 혈관을 6~8시간 이내에 빠르게 뚫어줘야 하는 질환 특성상 치료 시기를 놓치면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며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조기진단과 치료, 수술 합병증 관리까지 전담할 수 있는 전문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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