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목 역사관장 논문 수형기록카드 6259장 분석
“수감자 80% 이상이 사상범
20代 많아… 對日저항 주축”


유관순·안창호 등 독립운동가 약 9만 명이 수감돼 고초를 겪었던 서울 서대문형무소에는 15세 학생부터 72세 노인까지 3세대를 아우르는 연령대가 갇혔었고, 수감자의 80% 이상이 ‘사상범’인 것으로 드러났다.

박경목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장은 수형기록카드 6259장을 분석한 논문 ‘일제강점기 서대문형무소 연구’를 올해 1학기 충남대 박사학위 논문으로 제출, 심사를 통과했다. 1919~1944년 기록된 서대문형무소 수형기록카드 전체 내용을 분석해 통계를 내고 그 의미를 파악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28일 논문에 따르면 나이가 파악된 4377명의 수감자 중 가장 많은 연령대는 20대로 총 2517명(57.5%)이었다. 이어 30대 870명(19.87%), 10대 462명(10.56%), 40대 332명(7.59%), 50대 152명(3.47%)이었다. 60대는 42명(0.96%), 70대는 2명(0.05%)으로 파악됐다. 박 관장은 “20대 청년들이 주축이 돼 식민지 사회의 모순을 자각하고 일제에 저항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10대와 70대의 수감에서 보듯 일제는 청소년부터 노인까지 나이와 상관없이 체제에 순응하지 않는 자들을 처벌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또 카드에 죄명이 확인되는 4630명 중 87.7%인 4062명이 치안유지법·보안법·출판법 등을 위반한 ‘사상범’인 것도 드러났다. 사상범 중에서도 독립운동에 광범위하게 적용됐던 치안유지법 위반자가 2745명(67.5%)으로 가장 많았고, 보안법 위반 1171명(28.8%), 소요 75명(1.8%) 등이 뒤를 이었다. 일제는 주요 사상범에게는 노역을 시키지 않고 하루 종일 감옥에서 침묵하게 하는 고문도 자행했다. 박 관장은 “일제는 필요 이상으로 조사 과정을 길게 가져 미결 기간을 늘리거나, 항소 시 재심 판결 일정을 늦춤으로써 저항자들이 스스로 지치게 하는 방법을 썼다”고 말했다.

박효목 기자 soarup6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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