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가상의 여성을 만들어 남성에게 접근한 뒤 불치병으로 투병하고 있다는 거짓말로 4000여만원을 받아 챙긴 여대생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29일 수원지법에 따르면 대학생 이모(30·여)씨는 지난 2013년 7월 한 통신회사 콜센터 직원으로 일하면서 같은 회사 직원 A씨를 눈여겨봤다.

A씨와 사귀기로 마음먹은 이씨는 인터넷에서 내려받은 미모의 여성 사진을 자신의 SNS 프로필 사진으로 설정하고 A씨에게 전화를 걸어 “평소 호감을 갖고 있었다”며 접근했다.

이후 이씨는 A씨에게 전화와 SNS으로만 연락하면서 “어머니가 갑작스럽게 돌아가시면서 1조원 대 거액을 상속받게 됐는데 주위에 돈을 노리는 사람이 많다. 나는 지금 뇌질환으로 투병중이라 1~2년 정도 밖에 살지 못하는데, 죽을 땐 모든 재산을 당신에게 증여하겠다”며 동정심을 유발했다.

이씨는 A씨를 속이기 위해 약 1000억원이 입금돼 있는 계좌잔고내역서와 고가의 외제차량 계약서를 인터넷에서 구해 SNS로 보내기도 했다.

수개월 동안 연락을 주고 받은 이씨는 “나는 상속재산 처리와 투병으로 만날 수 없으니 대신 내 친구와 함께 우리가 함께 살 집을 구해달라”고 A씨에게 요청했다.

같은 해 12월엔 자신이 상속녀의 친구인 척하고 직접 A씨를 만나 거짓말을 이어나갔다.

이씨의 거짓말에 속은 A씨는 “암투병 중인 그녀가 힘을 낼 수 있도록 전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자신의 체크카드를 이씨에게 건넸다.

이씨는 2013년 12월부터 2014년 2월까지 A씨로부터 받은 체크카드로 물건을 사거나 현금을 인출하는 등 4732만원 상당을 썼다.

그러나 연락을 주고받은 지 10개월만인 2014년 5월 A씨는 이씨의 정체를 의심하기 시작했고 이를 눈치 챈 이씨는 돌변했다.

그는 A씨에게 전화를 걸어 “경찰에 강간상해치사로 고소하겠다” “다른 사람들에게 성폭행 사실을 알리겠다”며 협박하기 시작했다.

SNS로 친구 6명에게 “A씨가 내 친구에게 욕설, 폭행을 하고 상속받은 유산을 갈취했다. 친구는 그 충격으로 자살했다”고 허위사실을 퍼뜨리기도 했다.

결국 이씨는 A씨의 신고로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법 형사11단독 양진수 판사는 사기, 명예훼손, 협박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씨에게 징역 10월을 선고했다.

양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가상의 인물을 내세워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고, 공개된 온라인 공간에서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기까지 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피해자가 입은 재산상의 손해 및 정신적 고통의 정도가 상당히 커 엄한 처벌이 합당하다”고 밝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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