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 아무 때나… 음료도 허용
“일단 음악회에 와서 자유롭게 음악을 즐기세요. 입장료는 공연이 끝난 후 내고 싶은 만큼 내세요.”
157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영국의 할레 오케스트라가 오는 9월 6일 공연에 ‘입장료 후불제’란 파격적인 방식을 시도할 예정이어서 문화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날 공연의 주제 자체도 ‘돈으로는 가치를 따질 수 없는(Priceless) 클래식’이다. 1858년 창단한 할레 오케스트라는 존 바비롤리 등 걸출한 지휘자와 연주자들이 거쳐간 유서 깊은 관현악단이다.
존 서머스 단장은 최근 BBC와의 인터뷰에서 “클래식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을 북돋우기 위해” 공연이 끝난 후 관객들이 원하는 만큼 입장료를 지불하는 이벤트를 시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클래식 음악이라면 무조건 지루해하는 사람, 클래식은 자신의 취향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 지금까지 한번도 할레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들어보지 못했거나 콘서트홀에 가본 적이 없는 사람”들을 위한 특별공연이란 이야기이다. 심지어 이날 공연에는 관객이 음료수를 공연장에 가지고 들어와 마실 수도 있고, 연주 도중 화장실에 갈 수도 있으며, 박수를 치고 싶으면 악장과 악장 사이에 박수를 쳐도 된다는 것. “연주회에서 지켜야 할 에티켓이나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관객 각자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멋진 음악을 즐기기만 하면 된다”고 서머스 단장은 말했다.
티켓은 판매소나 온라인을 통해 얻을 수 있다. 단 이 티켓에는 액수가 적혀 있지 않다. 관객은 공연이 끝난 다음 내고 싶은 만큼 돈을 내면 된다. 물론 돈을 전혀 내지 않아도 된다. 보통은 돈을 내고 구매해야 하는 프로그램 팸플릿도 이날은 공짜다. 이날 오케스트라는 1700년대부터 21세기까지 다양한 연대의 소품 10곡을 연주할 예정이다. 인디펜던트는 최근 기사에서 할레 오케스트라의 파격적인 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문화에 대한 영국 시민들의 의식을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지적했다.
영국 문화계에서 입장료 후불제를 시도한 공연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BBC에 따르면 스톡 온 티스 소재의 ARC 아트센터가 지난 1월부터 6개월간 연극 공연에 후불제를 도입해, 지난해 대비 관객이 58%나 증가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센터 측은 후불제를 올해 말까지 연장한 상태이다. 센터 관계자는 “관객 입장에서는 ‘공연 내용에 얼마나 자신이 있으면 입장료를 나중에 내라고 할까’라고 생각하는 듯하다”면서 “결국 이것이 공연에 대한 신뢰로 이어지면서 관객이 증가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지난 2007년 영국의 록그룹 라디오헤드는 새 앨범을 발표하면서 음악팬들에게 온라인으로 다운로드할 때 내고 싶은 만큼 요금을 지불하게 한 적이 있다. 이듬해 음악 전문지 롤링스톤은 유료로 다운로드한 사람보다 돈을 내지 않은 사람이 더 많았지만, 이 같은 방식으로 약 300만 달러의 판매실적을 올렸다고 분석했다. 물론 이런 후불제 방식이 항상 통하는 것은 아니다. 영국의 한 공연단체는 입장료를 받지 않는 대신 일종의 후불제인 후원금만으로 운영해오다가 문을 닫기도 했다고 BBC는 전했다.
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
157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영국의 할레 오케스트라가 오는 9월 6일 공연에 ‘입장료 후불제’란 파격적인 방식을 시도할 예정이어서 문화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날 공연의 주제 자체도 ‘돈으로는 가치를 따질 수 없는(Priceless) 클래식’이다. 1858년 창단한 할레 오케스트라는 존 바비롤리 등 걸출한 지휘자와 연주자들이 거쳐간 유서 깊은 관현악단이다.
존 서머스 단장은 최근 BBC와의 인터뷰에서 “클래식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을 북돋우기 위해” 공연이 끝난 후 관객들이 원하는 만큼 입장료를 지불하는 이벤트를 시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클래식 음악이라면 무조건 지루해하는 사람, 클래식은 자신의 취향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 지금까지 한번도 할레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들어보지 못했거나 콘서트홀에 가본 적이 없는 사람”들을 위한 특별공연이란 이야기이다. 심지어 이날 공연에는 관객이 음료수를 공연장에 가지고 들어와 마실 수도 있고, 연주 도중 화장실에 갈 수도 있으며, 박수를 치고 싶으면 악장과 악장 사이에 박수를 쳐도 된다는 것. “연주회에서 지켜야 할 에티켓이나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관객 각자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멋진 음악을 즐기기만 하면 된다”고 서머스 단장은 말했다.
티켓은 판매소나 온라인을 통해 얻을 수 있다. 단 이 티켓에는 액수가 적혀 있지 않다. 관객은 공연이 끝난 다음 내고 싶은 만큼 돈을 내면 된다. 물론 돈을 전혀 내지 않아도 된다. 보통은 돈을 내고 구매해야 하는 프로그램 팸플릿도 이날은 공짜다. 이날 오케스트라는 1700년대부터 21세기까지 다양한 연대의 소품 10곡을 연주할 예정이다. 인디펜던트는 최근 기사에서 할레 오케스트라의 파격적인 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문화에 대한 영국 시민들의 의식을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지적했다.
영국 문화계에서 입장료 후불제를 시도한 공연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BBC에 따르면 스톡 온 티스 소재의 ARC 아트센터가 지난 1월부터 6개월간 연극 공연에 후불제를 도입해, 지난해 대비 관객이 58%나 증가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센터 측은 후불제를 올해 말까지 연장한 상태이다. 센터 관계자는 “관객 입장에서는 ‘공연 내용에 얼마나 자신이 있으면 입장료를 나중에 내라고 할까’라고 생각하는 듯하다”면서 “결국 이것이 공연에 대한 신뢰로 이어지면서 관객이 증가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지난 2007년 영국의 록그룹 라디오헤드는 새 앨범을 발표하면서 음악팬들에게 온라인으로 다운로드할 때 내고 싶은 만큼 요금을 지불하게 한 적이 있다. 이듬해 음악 전문지 롤링스톤은 유료로 다운로드한 사람보다 돈을 내지 않은 사람이 더 많았지만, 이 같은 방식으로 약 300만 달러의 판매실적을 올렸다고 분석했다. 물론 이런 후불제 방식이 항상 통하는 것은 아니다. 영국의 한 공연단체는 입장료를 받지 않는 대신 일종의 후불제인 후원금만으로 운영해오다가 문을 닫기도 했다고 BBC는 전했다.
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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