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교육청이 광복 70주년을 맞아 고교생들에게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이용, 우리 민족의 발자취와 항일 역사를 배우도록 기획한 이색 프로젝트 ‘독서토론열차 학교 유라시아 대장정’이 30일 시작됐다. 이 프로젝트 참가자 104명은 이날 오전 전남도교육청 대강당에서 출정식을 갖고 향후 15박 16일간의 일정을 소화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돌아올 것을 다짐했다. 참가자는 전남지역 고교 1학년생 84명과 지도교사·러시아 자문위원 등 인솔자 20명으로 구성됐다.

이날 목포를 출발한 참가자들은 31일 인천공항을 통해 항일 유적지인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한 뒤 우수리스크, 이르쿠츠크, 바이칼 호수 알혼섬, 카잔,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이르기까지 장장 9288㎞를 열차로 횡단하고 오는 8월 14일 항공편으로 목포로 돌아오게 된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항일 독립운동가와 헤이그 밀사들의 발자취는 물론 고려인들의 애환, 발해 역사를 되짚어보고 대륙 횡단을 통해 호연지기를 키우자는 프로젝트 취지에 맞게 코스를 짰다”고 설명했다. 특히 블라디보스토크에서는 일제강점기 항일독립운동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신한촌(新韓村)을 둘러보게 된다. 우수리스크에서는 독립운동가 최재형(1858~1920) 선생의 생가와 헤이그밀사 중 한 명인 이상설 선생의 유허비를 찾는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이범진 러시아 초대 공사 추념비를 찾아가볼 계획이다. 알혼섬에서는 평화통일을 기원하는 행사를 갖는다.

전체 일정 중 7일가량 열차 내에 있는 시간도 효율적으로 활용한다. 학생들이 미리 읽고 온 ‘대륙의 영혼 최재형’(이수광), ‘난쟁이 피터’(호아킴) 등 필독도서 2권과 답사 내용 등을 주제로 토론을 벌이게 된다. 학생들은 11개 반, 21개 모둠으로 나눠 독서토론 외에 △내 브랜드 책 만들기 △진로·진학 로드맵·멘토링 △독립운동 발자취 되짚기 △유라시아 문학과 음악 체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소화하게 된다.

무안 = 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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