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일본에서 출간되자마자 국내에서도 주목받았던 이 책은 ‘산촌자본주의’를 소개한다. 이는 2012년 2월부터 일본 NHK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의 제목이기도 한데, 당시 방송을 이끈 모타니 고스케(藻谷浩介) 일본 총합연구소 주석연구원이 주요 저자로 참여했다.
산촌자본주의는 ‘예전부터 인간이 가지고 있었던 휴면자산을 재이용함으로써 경제재생과 공동체의 부활에 성공하는 현상’을 말하는 신조어다. 즉 돈의 순환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머니자본주의’ 경제시스템과 함께 돈에 의존하지 않는 서브시스템도 재구축해 두고자 하는 사고방식이다. 쉽게 풀면 산책을 하며 장작 네다섯 개를 주워 불을 지피고, 낚싯줄을 드리워 저녁 식탁에 올릴 생선 한 마리를 잡는 삶이다.
사실 그동안 제시돼 온 친환경적인 삶이나 대안적인 생활방식과 크게 다르진 않다. 심지어 “돈은 다른 무언가를 사기 위한 수단이지 소유자의 가치를 측정하는 잣대가 아니다”(159쪽)라든가 “인간으로서의 중요성을 진심으로 인정해 주는 것은 당신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람이 아니라 당신과 마음으로 이어져 있는 사람뿐이기 때문이다”(160쪽)는 가르침은 다소 구태의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은 일본 내 40만 부 이상 팔린 초대형 베스트셀러다. 또 ‘도쿄(東京)대생이 가장 많이 읽는 책’으로도 선정됐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대안적 삶이나 대체에너지에 대한 일본인들의 관심도가 월등히 높아졌음을 보여준다.
책을 ‘많이 들어본 얘기’에서 구원해 내는 건 일본과 오스트리아 등에서 직접 취재한 흥미로운 사례다.
저자는 실제로 오카야마(岡山)현 마니와(眞庭)시에서 오랫동안 산촌생활을 해온 사람들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산촌자본주의가 얼마나 현실적이고 가능한 것인지 설득한다. 마니와시에서는 산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목재를 연료로 사용하는 친환경 스토브를 쓴다. 취사와 난방까지 가능하고 석유나 가스 등 에너지를 수입하는 일이 적으며, 광열비 등의 지출도 줄었다.
저자는 산촌 자본주의가 자본주의를 완전히 대체할 대안이라기보다는 보완시스템 정도로 보고 마을 사람들도 문명적인 생활을 완전히 버린 건 아니라고 말한다.
“문명이 잊고 지내온 무언가 되찾는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 편리하기만 한 생활을 하고 있는 우리들의 눈에는 그것이 왠지 시대를 앞서가는 멋진 생활로 보인다.”(54쪽) “원자력발전소를 정지시킬 수는 없지만, 산촌에서는 전기에 의존하지 않는 생활이 가능하다. 그런 가치를 발견해 가는 것이 21세기의 산촌생활이다.”(62쪽)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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