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제 개편 등 수정 불가피
野 “전체 정원 동결 하되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
국민적 불신에 기류 변화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국회의원 정수(300명)를 줄여야 한다는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온 것은 정치권에 대한 극도의 불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원 수를 늘리려는 국회의원들을 향해 “그럴 거면 배지를 떼라”는 경고로 사실상 증원 불가론에 쐐기를 박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권발(發)로 불거진 의원 정수 대폭 확대 주장은 더 이상 탄력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국회의원 정수 증원을 전제로 논의됐던 선거구 획정과 선거제도 개편 논의도 수정이 불가피해 국회 정치개혁 작업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31일 한국갤럽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국회의원들을 위해 투입되는 세비의 총예산을 동결하더라도 국회의원 정수를 늘려서는 안 된다는 의견은 75%로, 찬성(17%)보다 압도적이었다. 한 발 더 나아가 국회의원 숫자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는 과반인 57%에 달했다. 늘려도 된다는 주장은 7%에 불과했다.
김형준(정치학) 명지대 교수는 “국민들이 얼마나 정치권을 불신하고 국회의원들을 믿지 않는지 드러난 결과”라고 해석했다. 김 교수는 “국민들은 국회의원 숫자가 모자라서가 아니라, 국회의원들의 자질이 의심스럽고 무책임·무기력하기 때문에 정치권의 전문성과 효율이 떨어진다고 보는 것”이라며 “국민들은 정치권의 꼼수를 다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국민적 불신이 연이어 확인되면서 의원 정수의 대폭 확대를 주장했던 새정치연합 내부에선 변화의 기류가 흐르고 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도 “의원 정수를 유지하거나 10개 의석 정도 늘리는 대신,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해 지역구 의원 숫자를 대폭 줄이자”는 입장을 보이기 시작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여전히 비례대표 숫자를 줄이는 전제로 의원 정수를 동결하거나 소폭 늘리는 안을 거론하고 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의원 정수를 늘리는 것은 안된다는 기본 전제하에 농어촌 지역구 의원들의 대표성을 어떻게 확보하느냐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선거구 획정 기준과 의원 정수 문제를 논의해야 할 정개특위는 사실상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오픈 프라이머리(완전 국민경선제) 도입 주장과 새정치연합의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 주장이 맞서면서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김만용·이화종 기자 my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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