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증인 진술과 배치
착각으로 보기 어려워
권은희, 위증 혐의 부인
치열한 법정 공방 예고
검찰이 모해위증 혐의로 소환 조사를 받은 권은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을 기소할 방침인 것으로 31일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김신)는 권 의원을 30일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해 17시간 동안 조사한 뒤 이날 오전 돌려보냈다. 검찰은 권 의원과 주요 참고인 진술,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 당시 객관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을 때 권 의원이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재판에서 고의로 거짓 증언을 했다고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핵심 참고인인 김모 전 서울경찰청 수사2계장 등의 진술을 주요 증거로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권 의원의 진술 내용이 착각으로 사실과 다르게 말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고, 김 전 청장에 대한 법원 판결문에서 권 의원의 주장을 사실과 명백히 다르다고 판단한 내용이 많아 고의적 위증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 의원은 검찰과 법정에서 “서울경찰청에서 국가정보원 여직원 컴퓨터의 핵심 분석 자료인 아이디와 닉네임을 주지 않아 직원들이 강력하게 항의한 후 받아 왔다”고 주장했는데, 법원은 권 의원의 이 같은 진술이 명백하게 사실과 다르다고 결론 내렸다. 검찰은 참고인 진술 등을 통해 권 의원이 상황을 착각할 수 있는 비슷한 상황도 없었다고 보고 있다.
이 밖에 “김 전 청장이 압수수색 영장 보류를 지시하고, 키워드 검색 축소를 지시했다”는 등의 권 의원 주장도 재판에서 객관적 사실과 명백하게 다르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1심 재판부는 “17명의 경찰관이 증인으로 출석해 진술했는데 권 의원의 진술 대부분은 객관적 사실과 어긋나고 다른 증인들의 진술과 배치된다”며 “반면 다수의 다른 증인은 서로에 부합하는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10가지가 넘는 재판 쟁점과 관련된 거의 모든 사실관계에 대해 권 의원이 다른 증인과 반대되는 진술을 한 것은 착각일 가능성이 낮다고 검찰은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권 의원은 검찰 조사에서 위증 혐의를 부인해 앞으로 법정에서 치열한 다툼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권 의원은 검찰에 출석하면서 “아직 알려드릴 내용이 많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는 등 향후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각종 자료도 확보해 제시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모해위증 혐의는 10년 이하의 징역형 선고만 가능하게 돼 있어 권 의원이 법원에서 유죄를 인정받을 경우 의원직을 상실할 수도 있다.
권 의원은 지난 2012년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 당시 서울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으로 재직했다. 2013년 4월 김 전 청장이 수사 당시 압수수색 영장 철회를 지시하는 등 축소·은폐 수사를 지시했다고 폭로하고, 법정에서도 이 같은 증언을 했지만 1~3심 법원은 모두 권 의원의 진술에 대해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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