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부상열차·저상트램 등
지원 부족해 도입 지지부진
후발주자 中에도 수출 밀려


동력분산식 고속철과 자기부상열차 등 국책과제로 개발된 철도 관련 기술이 국내 상용화 지연으로 수출길이 막힌 사이 후발주자 중국 등이 해외시장을 싹쓸이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국책과제로 개발된 차세대 고속철(HEMU-430X·사진)과 무가선 저상트램(선 없이 충전으로 달리는 노면 전철), 도심형 자기부상열차, 신호시스템 등 철도 관련 기술 가운데 상용화가 이뤄진 제품은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개발 및 시운전 일정으로 추진된 무가선 저상트램의 경우 2012년 시제 차량 제작 이후 수원, 대전, 울산 등에서 도입을 검토하고 있으나 확정된 수요는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2014년 현대로템이 터키 이즈미르에서 트램 38편성 수주에 성공해 국산 트램이 터키에서 먼저 상용화될 전망이다.

460억 원을 들여 개발된 한국형 무선통신기반 열차제어시스템 역시 성능 검증은 물론 국제 안전무결성 규격(SIL4) 인증까지 마쳤지만 아직 국내 노선에 적용된 사례는 없다.

문제는 애써 개발된 기술의 국내 상용화 지연으로 수출까지 어렵다는 점이다. 철도 시장의 경우 안전이나 신뢰도 검증 때문에 수출을 위해서는 국내 상용화 실적이 필수적이다.

최근 정부를 비롯해 철도 관련 업체들이 고속철 수출을 위해 노력 중이지만 최근 5년간 해외 발주물량의 76%를 차지한 동력분산식 고속철은 상용화까지 갈 길이 멀어 해외 진출이 어려운 실정이다. 2006년부터 정부가 4145억 원을 들여 추진한 도심형 자기부상열차 실용화 사업 역시 개통 시점이 4차례나 연기돼 현재도 시험 운전만 거듭하고 있다.

한국이 머뭇거리는 동안 중국과 일본은 자국 내 상용화 실적을 앞세워 해외시장을 점령하고 있다. 한국보다 4년 늦은 2008년 고속철을 개통한 중국은 지난 6월 러시아 모스크바∼카잔 770㎞ 구간의 고속철 사업을 수주했고, 에티오피아, 터키, 이란 등에 트램을 수출하기도 했다. 일본 역시 지난 5월 태국 치앙마이∼방콕 670㎞ 구간의 고속철 사업을 따냈다.

이에 따라 국민 혈세를 투입해 국책과제로 개발된 기술이 상용화 지연으로 경쟁력을 잃는 것을 막기 위해 개발 단계부터 상용화를 뒷받침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진석 한국교통연구원 철도교통본부장은 “정부는 개발된 기술이 사장되지 않도록 상용화 단계까지 관심을 갖고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김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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