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YG-JYP, 이른바 연예계 ‘빅3’라 불린다. 하지만 이는 가요계 기준이다. 중국발 한류에 힘입어 예능이 방송가의 새로운 맹주로 자리매김하며 연예기획사 간 권력 구도는 또 다른 국면을 맞았다. K-팝이 아니라 K-예능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연예계 ‘빅3’는 달라진다.
예능인으로 순위를 매겨도 SM엔터테인먼트의 영향력은 여전하다. 그들의 계열사인 SM C&C는 신동엽, 강호동, 전현무, 이수근, 김병만 등 내로라하는 톱MC들을 보유한 예능 왕국이다. 게다가 예능 프로그램 외주 제작도 겸하고 있다. 최근에는 KBS 2TV ‘안녕하세요’와 ‘우리 동네 예체능’ 등을 연출한 이예지 PD를 영입하며 제작 기능을 강화했다.
SM C&C를 무섭게 추격하고 있는 후발 주자는 FNC엔터테인먼트다. 지난달 중순 ‘국민 MC’라 불리는 방송인 유재석을 영입하며 주가가 40% 가까이 상승한 FNC는 김용만, 노홍철 등과도 전속계약을 맺었다. 이미 보유하고 있던 정형돈, 이국주, 송은이, 문세윤까지 더하면 FNC의 선수층은 더욱 두터워진다. 지난해 말 코스닥에 직상장된 뒤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FNC는 아이돌 밴드 FT아일랜드와 씨앤블루, 걸그룹 AOA 외에 배우 이다해, 이동건 등도 한솥밥을 먹고 있다. 음반 프로듀싱과 매니지먼트에 이어 KBS 2TV ‘후 아 유’ 등 드라마 제작과 예능 제작까지 사세를 넓히고 있는 FNC는 JYP를 밀어내고 SM-YG와 함께 ‘신(新) 빅3’로 불리고 있다.
예능계의 숨은 실력자는 코엔이다. 자회사 코엔스타즈를 통해 이경규, 이휘재, 유세윤, 장동민, 박경림 등을 보유하고 있는 코엔은 지상파 등에 100여 개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해 납품한 회사다. 현재도 KBS 2TV ‘해피 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와 ‘1대 100’, SBS ‘아빠를 부탁해’ 등을 제작하고 있다. 예능PD 출신인 안인배 코엔 대표는 “성공한 예능 프로그램을 다수 배출했다는 것이 코엔의 자산”이라며 “예능이 시장에서 재평가 받는 시기가 왔다. 누구를 영입하냐 보다 어떻게 활용하냐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KBS 예능국 관계자는 “코엔은 예능 시장에서 경험과 인력이 가장 풍부한 회사”라며 “히트 예능 프로그램을 다수 제작해 방송사들의 신뢰가 높다. 예능 PD들 사이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회사 중 하나로 손꼽힌다”고 전했다.
가수 겸 방송인 윤종신이 이끄는 미스틱엔터테인먼트 역시 신흥 세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가수 김연우와 아나운서 출신 박지윤, 가수 뮤지 등이 윤종신과 함께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하고 있고 농구선수 출신 서장훈과 전성기를 맞은 김영철 등을 영입해 세를 불렸다. 얼마 전에는 배우 신소율, 한채아 등이 속한 배우 전문 연예기획사인 가족액터스까지 흡수하며 종합엔터테인먼트 그룹을 지향한다. 이 외에도 방송인 김구라, 김국진, 이윤석, 아나운서 출신 김경란 등이 속한 라인엔터테인먼트 역시 전통 있는 예능 명가로 손꼽힌다.
최근에는 YG엔터테인먼트가 예능 시장에 발을 담갔다. 개그우먼 안영미에 이어 MBC ‘무한도전’과 케이블채널 tvN ‘SNL코리아’ 등에 출연해 인기를 얻은 방송 작가 겸 방송인 유병재를 영입했다. 아직 회사 내에서 예능 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진 않지만 향후 이를 강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K-예능을 선도하는 예능인들은 중국 시장에서 블루칩으로 급부상했다. SBS ‘런닝맨’을 비롯해 MBC ‘나는 가수다’와 ‘아빠 어디가’ 등이 중국에서 리메이크돼 폭발적 인기를 얻은 후 국내 원조 프로그램의 출연진까지 한류 스타 대열에 합류했다. 특히 ‘런닝맨’ 멤버들은 중국 7개 도시를 도는 팬미팅을 진행한다. 5년간 홀로서기하던 유재석이 새로운 둥지를 찾은 것도 그의 해외 활동을 안정적으로 지원할 회사를 고르다 소속 가수들의 해외 활동 지원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아카데미 사업까지 벌이며 현지 사정에 밝은 FNC를 선택했다는 후문이다.
MBC 예능국 관계자는 “한류의 흐름이 K-팝과 K-드라마를 거쳐 이제는 K-예능으로 왔다”며 “드라마는 길어야 6개월 정도 방송되지만 인기 예능 프로그램은 시즌제로 제작되며 5년 안팎의 수명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에 수익 면에서 예능이 드라마를 압도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향후 예능인들의 주가는 더욱 상승하고 그들을 영입하려는 경쟁 역시 치열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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