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담화’ 기대 못 미칠땐 난기류 몰아칠 가능성도 한·일 간 핵심 현안인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4일 현재 협상에서 뚜렷한 진전이 포착되지 않는 모호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다만,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 “사실상 지금이 해결을 위한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며 조속한 해법 마련을 주문하면서 올해 하반기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기대감이 높아지는 정도다.

변수는 아직도 많이 있다. 양국 국장급 간 9차 협의 일정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8월 15일 전에 가동돼 성과를 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이 외교가 일각의 분석이다.

먼저 아세안(ASEAN) 관련 여러 국제외교행사가 이번 주 중 말레이시아에서 연달아 개최되면서 한·일 외교장관 등 고위 당국자들도 숨 가쁘게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6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을 계기로 한·일 당국자들이 만나 위안부 문제 등을 논의할 가능성도 있지만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 등 일본 측이 회의에 머무는 시간이 길지 않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깊이 있는 대화가 이뤄지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뿐만 아니라 일본도 안보법제 국회 심의 일정 등으로 일정이 빡빡하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지율 하락 등으로 고전하는 상황에서 위안부 협상에 얼마나 집중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한·일 간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공식 협상 채널인 국장급 협의는 지난 6월 11일까지 8차에 걸쳐 진행됐다. 7차 협의 후에는 “한·일이 서로 입장만 얘기하는 단계는 넘어섰다”는 정부 관계자의 평가가 나왔으며 3개월 만에 이뤄진 8차 협의에서도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다는 당국자 발언이 잇따르면서 협상이 9분 능선을 넘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특히 지난 6월 박 대통령이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위안부 문제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으며 협상이 마지막 단계”라고 밝힌 데다가 3일 위안부 문제의 조속한 해결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9차 국장급 협의는 한층 밀도 있게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9차 협의에서 한·일 모두 실질적 진전을 이뤄야 한다는 고심이 깊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양측의 입장 진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8월 15일 전후로 발표될 이른바 ‘아베 담화’가 우리 정부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위안부 협상에도 난기류가 예상된다. 아베 담화와 위안부 협상은 별개의 트랙에서 진행되는 사안이지만 아베 담화에 대한 한국의 반발 수위가 높을 경우 위안부 협상에 임하는 정부로서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또 올해 하반기 한·일 또는 한·중·일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서 어느 정도 여건이 형성돼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는 만큼 정상 간 만남을 위해서도 위안부 문제가 올해 하반기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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