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형사 액션물인 이 영화는 강우석 감독의 ‘공공의 적’ 시리즈와 닮아 있는 줄거리를 류 감독 특유의 ‘직설화법’으로 풀어내 통쾌한 쾌감을 안겨준다. 배경에 깔린 사회적 문제를 생각할 필요 없이 그저 영화를 따라가며 즐기다 보면 후련한 기분을 맛볼 수 있다.
5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광역수사대팀’과 ‘재벌 3세팀’의 대결을 그렸다. 광수대 형사들은 외압을 정면 돌파하며 안하무인인 ‘나쁜 놈’을 잡으려 하고, 열등감에 빠진 재벌 3세는 조여오는 광수대의 수사망을 뚫기 위해 측근들을 ‘총알받이’로 내세우며 일을 점점 키워간다. 이렇듯 단순한 구조의 이야기가 점층적으로 발전해가며 재미를 더한다.
이 영화는 류 감독의 깔끔한 연출력에 출연 배우들의 맞춤형 연기가 더해져 완성도를 높였다. 하지만 류 감독은 이 영화를 “배우의 영화”라고 강조하며 엔딩 크레디트에 출연 배우들의 이름을 먼저 올렸다.
◇앞만 보고 달리는 행동파 형사를 우직하게 보여준 황정민 = 광수대의 행동파 형사 서도철(황정민)은 우연히 술자리에서 재벌 3세 조태오(유아인)를 만나 그의 악행을 목격하고, 그에게 “죄는 짓지 말고 삽시다”라고 경고한다.
그 후 서도철은 예전에 수사팀을 도와줬던 화물차 운전기사(정웅인)가 조태오의 회사 건물에서 투신했다는 소식을 듣고, 수상하게 생각하며 사건을 캐기 시작한다. 지금까지 여러 차례 형사 역을 맡아온 황정민은 이 작품에서 새로운 형사 캐릭터를 만들어내며 영화의 중심을 잡는다. 그는 내면에 많은 감정을 담기보다는 겉으로 보이는 모습에 충실하고,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어?”라고 외치며 일관되게 한 길로 나아가는 서도철을 자신만의 색깔로 뚝심 있게 표현해냈다.
◇천진한 표정 연기로 악을 더욱 악하게 표현해낸 유아인 = 조태오는 지금까지 나온 악역과는 차별화된 캐릭터다. 머리를 쓰며 나쁜 일을 꾀하는 그런 악역이 아니라 즉흥적인 감정을 바로 폭발시켜 일을 저지르는 캐릭터다.
유아인은 사람을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고 도구로 사용하는 악인을 번들번들한 웃음을 흘리며 최대한 악하게 표현해냈다. 그의 이런 연기가 서도철의 행위에 힘을 실어주며 영화를 흥미진진하게 이끈다. 유아인이 코를 킁킁거리며 “어이가 없네”, “감당할 수 있겠어요?”라고 빈정대는 투로 말하는 모습을 보면 스크린으로 들어가 한 대 때려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튀지 않으면서도 자신들의 역할을 맛깔스럽게 연기한 유해진, 오달수, 장윤주 = 유해진은 조태오의 오른팔 최 상무 역을 뭔가 더해서 보여주려 하지 않고, 정해진 틀 안에서 풀어내며 이야기의 흐름을 잡아준다. 그런 모습에서 웃음이 나오고, 또 연기의 밀도도 느껴지며 ‘역시 유해진’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오달수도 광수대 오 팀장 역을 노련하게 소화해냈다. 그는 서도철이 무슨 짓을 해도 뒤를 받쳐주는 든든한 맏형 같은 연기를 펼치며 깨알 같은 웃음도 선사한다. 이 영화를 통해 스크린에 데뷔한 모델 출신 배우 장윤주는 예상 밖의 안정적인 연기를 펼치며 영화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21회차를 촬영했을 만큼 많이 나오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은 연기로 장면 속에 잘 녹아든다. 그러면서도 긴 다리로 시원한 발차기를 선보이는 등 뭔가 보여주려 할 때는 과감하게 나선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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