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역대 개봉된 영화 중 흥행 순위 2위는 1425만 명을 모은 ‘국제시장’입니다. 1위는 ‘명량’(1761만 명)이고 3위는 ‘아바타’(1330만 명)죠. 하지만 매출액을 기준으로 본다면 국제시장과 아바타의 순위는 바뀝니다. 아바타가 약 1249억 원의 매출을 올린 반면 국제시장은 약 1109억 원이었죠. 이는 아바타가 관람료가 더 비싼 3D 영화로 개봉됐기 때문입니다. ‘영상 혁명’이라 불렸던 아바타의 아이맥스(IMAX) 3D관의 경우 관람료가 50%가량 더 비쌌지만 영화 종영 시점까지 좋은 좌석을 구하기 어려울 정도였죠.
요즘도 3D 영화는 상영됩니다. ‘쥬라기 월드’와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연평해전’ 등이 3D관에 걸렸죠. 하지만 아바타와 ‘인터스텔라’처럼 “이 영화는 3D로 봐야 해”라는 분위기가 형성되진 않았습니다. 굳이 웃돈을 얹어주며 3D 영화를 선택할 이유가 없다는 거죠. 2009년에 국내에서 개봉된 3D 영화는 9편에 불과했지만 2013년에는 60편까지 치솟았습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는 감소세로 돌아서더니 올해는 상반기 20여 편 개봉되는 데 그쳤는데요. 3D 영화를 찾는 관객이 줄고 수익성이 좋지 않다는 판단이 든 거죠.
‘무늬만 3D’ 영화들의 득세도 3D 영화 시장을 순식간에 냉각시켰습니다. 3D 영화는 통상 제작 단계부터 3D 기법으로 촬영하는 ‘리얼 3D’와 일반적인 2D 영화로 촬영한 뒤 변환 작업을 거쳐 3D로 상영하는 ‘컨버팅 3D’가 있습니다. 무늬만 3D는 후자에 해당되죠. 아바타를 본 관객의 눈높이는 높아졌는데 이후 3D 흉내만 내는 영화들만 가득하니 관객들이 3D 영화에 등을 돌린 건 당연한 수순입니다. 역시 컨버팅 3D 영화로 상영된 연평해전의 해상 전투장면을 보고 3D를 논하는 이들이 없다는 것은 되새겨봐야 할 대목입니다.
충무로도 더 이상 3D 영화에 대한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막대한 제작비를 들인 ‘7광구’와 ‘미스터 고’의 흥행 실패가 큰 걸림돌이 됐죠. 3D는 영화의 재미를 돋우는 하나의 장치일 뿐, 영화 자체의 내러티브와 만듦새가 우선돼야 한다는 것을 알려준 사례였습니다.
관객들은 영화 관람료 인상에 대한 저항이 큰 편입니다. 영화관들은 할리우드 대작의 개봉에 맞춰 기습적으로 1000원 인상을 시도했다가 된서리를 맞기도 했고, 관람 시간대별로 탄력 요금제를 적용해 관객들의 저항을 줄이려는 노력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3D 영화를 보려면 2D 영화 관람료의 50%, 4000원 안팎의 요금을 더 내야 합니다. 좌석이 움직이는 4DX관의 관람료는 1만8000원까지 치솟죠. 이런 요금 앞에서 관객들의 선택은 간단합니다. 3D 영화를 안 보는 거죠.
하지만 착각하면 안 됩니다. 관객들은 3D 영화를 기피하는 게 아니라, ‘3D 영화답지 않은 영화’를 기피하는 겁니다.
realyong@
요즘도 3D 영화는 상영됩니다. ‘쥬라기 월드’와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연평해전’ 등이 3D관에 걸렸죠. 하지만 아바타와 ‘인터스텔라’처럼 “이 영화는 3D로 봐야 해”라는 분위기가 형성되진 않았습니다. 굳이 웃돈을 얹어주며 3D 영화를 선택할 이유가 없다는 거죠. 2009년에 국내에서 개봉된 3D 영화는 9편에 불과했지만 2013년에는 60편까지 치솟았습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는 감소세로 돌아서더니 올해는 상반기 20여 편 개봉되는 데 그쳤는데요. 3D 영화를 찾는 관객이 줄고 수익성이 좋지 않다는 판단이 든 거죠.
‘무늬만 3D’ 영화들의 득세도 3D 영화 시장을 순식간에 냉각시켰습니다. 3D 영화는 통상 제작 단계부터 3D 기법으로 촬영하는 ‘리얼 3D’와 일반적인 2D 영화로 촬영한 뒤 변환 작업을 거쳐 3D로 상영하는 ‘컨버팅 3D’가 있습니다. 무늬만 3D는 후자에 해당되죠. 아바타를 본 관객의 눈높이는 높아졌는데 이후 3D 흉내만 내는 영화들만 가득하니 관객들이 3D 영화에 등을 돌린 건 당연한 수순입니다. 역시 컨버팅 3D 영화로 상영된 연평해전의 해상 전투장면을 보고 3D를 논하는 이들이 없다는 것은 되새겨봐야 할 대목입니다.
충무로도 더 이상 3D 영화에 대한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막대한 제작비를 들인 ‘7광구’와 ‘미스터 고’의 흥행 실패가 큰 걸림돌이 됐죠. 3D는 영화의 재미를 돋우는 하나의 장치일 뿐, 영화 자체의 내러티브와 만듦새가 우선돼야 한다는 것을 알려준 사례였습니다.
관객들은 영화 관람료 인상에 대한 저항이 큰 편입니다. 영화관들은 할리우드 대작의 개봉에 맞춰 기습적으로 1000원 인상을 시도했다가 된서리를 맞기도 했고, 관람 시간대별로 탄력 요금제를 적용해 관객들의 저항을 줄이려는 노력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3D 영화를 보려면 2D 영화 관람료의 50%, 4000원 안팎의 요금을 더 내야 합니다. 좌석이 움직이는 4DX관의 관람료는 1만8000원까지 치솟죠. 이런 요금 앞에서 관객들의 선택은 간단합니다. 3D 영화를 안 보는 거죠.
하지만 착각하면 안 됩니다. 관객들은 3D 영화를 기피하는 게 아니라, ‘3D 영화답지 않은 영화’를 기피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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