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체제 이후
거래 규모는 계속 증가
복잡한 순환출자 여파
“투명경영 위해 해소를”


롯데그룹이 국내 주요 그룹 중 가장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를 보유한 탓에, 신동빈 회장 체제 출범 이후에도 순환출자에 따른 내부거래 규모가 계속 커진 것으로 파악됐다. 투명경영 확보를 위해 이를 조속히 해소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6일 공정거래위원회와 CEO스코어 등에 따르면 지난 2009년 5조300억 원이던 롯데그룹의 내부거래 규모는 신 회장이 취임한 2011년 이후에도 계속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 회장은 2011년 2월 1일부로 롯데그룹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했다.

신 회장이 취임한 2011년 롯데그룹의 내부거래 규모는 7조8200억 원으로 2009년과 견줘 2조7900억 원이나 증가했다. 이후에도 내부거래 규모는 계속 늘어 2012년 8조5400억 원, 2013년에는 8조9200억 원까지 증가하면서 9조 원에 육박했다. 2009년부터 2013년 4년간 3조8900억 원 증가한 것이다. 내부거래 비중은 이로 인해 2009년 12.51%에서 2013년 13.87%로 1.36%포인트 증가했다.

공정위는 사업구조 변경 등으로 내부 거래 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롯데그룹의 내부거래 비중은 10대 그룹 중에서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같은 기간 SK의 내부거래 비중은 10.49%포인트 증가했다. 롯데는 LG그룹(1.68%포인트 증가) 다음으로, 내부거래가 증가한 그룹 가운데 증가율이 가장 낮다. 그러나 삼성, 한화, 두산, GS 등 내부거래를 줄인 그룹들도 많다는 점에서 개선의 노력이 더 있어야 한다는 지적에서는 자유롭지 못하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 체제의 최대 강점으로 부친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경영 스타일과는 달리 기업공개와 적극적인 기업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투명한 경영 시스템을 꼽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다른 그룹들에 비해 내부 거래 규모가 그리 큰 것은 아니지만, 이제 지배구조 문제가 불거진 상황이기 때문에 내부 거래에 대한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너 일가가 지분을 보유해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받고 있는 내부거래는 많이 축소됐다. 롯데그룹의 일감몰아주기 대상 회사는 시네마통상과 시네마푸드, ㈜엔스앤에스인터내셔날, 한국후지필름 등 4곳이었는데, 이 가운데 시네마통상과 시네마푸드는 계열분리를 했다. 한국후지필름은 신 회장이 22.0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내부 거래액은 2013년 현재 714억 원으로 3.5%였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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