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강일출 할머니가 6일 뉴욕 낫소카운티 아이젠하워 공원에 설치된 위안부 기림비를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강일출 할머니가 6일 뉴욕 낫소카운티 아이젠하워 공원에 설치된 위안부 기림비를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보법제·역사왜곡 옹호
관계 악화‘한국 탓’ 몰아
日 내부서도 우려 목소리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종전 70년 담화(아베 담화) 작성을 위해 개인적으로 설치한 전문가 자문회의 ‘21세기구상간담회’(간담회)가 6일 아베 총리에게 과거사 사죄 표현 필요성을 포함하지 않은 자문회의 보고서를 제출한 가운데 일본 내에서는 ‘아베 총리를 배려한 보고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베 총리의 역사 인식을 옹호할 뿐만 아니라, 한국 등 주변국의 외교자세를 비판하고 아베 정권의 안보법제를 뒷받침하는 내용이 포함되는 등 마치 ‘주문제작’된 보고서 같다는 인상이 깊다는 비판이다. 이번 보고서는 아베 담화의 직접적인 밑그림이 될 것으로 보여 향후 일본과 한국 등 동북아지역의 외교 관계는 더욱 먹구름이 낄 것으로 전망된다.

7일 교도(共同)통신은 간담회의 이번 보고서에 대해 “2차 세계대전과 관련한 일본의 ‘침략’을 명기하는 한편 침략의 정의에 대해 국제사회가 완전히 일치하지 않았다고 기술, 아베 총리의 지론에 따르는 자세도 나타냈다”고 지적했다. 또 “안보 분야에서의 역할 확대를 제기하는 등 안보법제 성립을 목표로 한 아베 총리에 대한 배려를 드러냈다”고도 평가했다.

간담회의 이번 보고서가 사죄 표현 필요성을 언급하지 않고 주변국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담고 있는 것에 대해 일본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보수성향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아베 담화는 역대 내각의 견해에 따라 간접적인 표현으로라도 ‘침략’과 ‘식민지 지배’에 대한 진심 어린 사죄의 마음이 전해지는 말을 포함해야 한다”며 “또는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마음에 울리는 총리 자신의 사죄의 말을 표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마이니치(每日)신문은 이번 보고서 중 한국에 대해 언급한 부분에 온당치 못한 표현이 있다며 “일본이 노력해도 한국이 ‘골대를 옮긴다’고 지적한 것은 한국 측의 감정적 외교를 비판함에 있어 일본도 감정적 표현을 사용하는 것으로서, 결코 유리한 계책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앞서 간담회는 전날 오후 2차 대전 당시 일본의 행위를 ‘침략’ 및 ‘식민지 지배’라고 명기하는 한편, 종전 50년 담화인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전 총리 담화(무라야마 담화)에서 언급된 ‘사죄’ 표현에 대한 필요성은 언급하지 않은 보고서를 제출했다. 간담회는 특히 한·일 관계 악화가 노무현정부 시절 386세대의 반일(反日) 기조,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 등 한국 탓이라고 규정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감정을 전면에 내세웠다”고 주장하기도 해 이를 바탕으로 아베 담화가 완성될 경우 한·일 관계 악화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관련기사

박준희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