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역별 비례제, 지역구 축소 비현실적
지역구↓ 비례↑, 비례 선정과정 불투명


내년 4월 국회의원 선거의 공천 방식과 선거제도 문제를 놓고 여당은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야당은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주장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혼란스럽다. 용어 자체가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데다 각 정당이 새로운 제도의 부작용이나 정치적 이해득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장점만 부각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각 정당이 주장하는 제도에는 장점뿐 아니라 부작용도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정치개혁의 핵심을 공천개혁으로 보고, 국민이 참여해 정당의 공직선거 후보자를 직접 선출하는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공천권을 ‘막후의 권력자’에게서 국민에게 이양해야 한다는 명분은 의미가 있지만 부작용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사실 오픈프라이머리를 도입하면 정당 공천과정에서도 국민이 참여해 직접 선출한다는 이상적인 예측과 달리 실제로는 동원선거가 나타날 수 있다.

본선거도 아닌 예비선거에 대해 일반 국민들의 관심은 적을 수밖에 없는데 이럴 경우 조직을 동원해 표를 결집하려는 후보들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투표율이 낮은 재·보궐선거에서는 조직선거 양상이 평소보다 심해진다.

국회입법조사처는 6일 이슈와 논점을 통해 “미국의 경우…최근에는 공화당과 민주당의 강성 이념론자들이 예비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면서 정치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정치적 무관심을 부추긴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새누리당은 권역별 비례대표제의 도입을 의원 수 증가와 동의어로 해석하고 있지만 이 또한 다른 가능성을 배제한 주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구 의석을 줄일 수 없다는 가정하에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려면 전체 의석수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지역구 의원들의 기득권 지키기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실제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의원정수 300석(지역구 200석, 비례대표 100석)을 유지한 권역별 비례대표제 권고안을 제시했다. 이현우(정치외교학) 고려대 교수는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더라도 반드시 전체 의석수를 늘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 현실 가능성이 낮기는 하지만 지역구를 줄이는 방법도 있다”고 설명했다.

야당에서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주장하며 무조건 비례대표 증원을 주장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권역별 비례대표제가 지역주의 약화라는 정치적 명분이 있기는 하지만 비례대표제가 개혁의 대상이라는 점은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례대표 선정부터 순번 배정까지 당 지도부와 권력자의 입김이 강하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형준(정치외교학) 명지대 교수는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운영하고 있는 독일에서는 비례대표 선임 과정 전 과정의 녹음기록을 제출해야 한다”며 “투명성 확보 없이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위해 비례대표를 늘리자고 하는 것은 논리 근거가 약한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이화종 기자 hiromat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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