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서전에 따르면 FIFA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정 명예부회장이 목소리를 높였던 대표적인 사건은 지난 2007년 열렸던 ‘마스터카드 소송 사건’에 대한 진상 조사 요구. 당시 FIFA는 기존의 마스터카드 대신 비자카드를 새 스폰서로 영입하기 위해 계약 정보를 비밀리에 유출하고 계약서까지 위조했던 사실이 확인됐다. 그 결과, FIFA는 신뢰도 추락은 물론, 마스터카드에 1억 달러(약 1100억 원)의 손해배상까지 했다.
정 명예부회장은 이를 대충 넘기려던 FIFA 집행위원회에서 진상조사와 함께 책임자 문책 등을 요구했고, 최근에도 제프 블라터 회장 등 당시 수뇌부가 손실액을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1년 FIFA 부회장직에서 물러나기 직전까지도 기존의 관례를 깨고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개최지를 한꺼번에 선정하려는 블라터 회장과 대립했다.
정 명예부회장은 자서전에서 “17년이나 FIFA 부회장으로 일했지만 현재도 FIFA가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되지 못하는 모습에 나 자신을 뒤돌아본다”고 밝혔다. 정 명예부회장이 부패 문제로 대립했던 것은 블라터 회장뿐만이 아니다. 정 명예부회장은 블라터 회장의 취임 전인 1995년에도 “FIFA의 중계권 수익 등을 결정하는 절차가 소수에 의해 막후에서 이뤄진다”며 “이를 시정해 FIFA의 투명성을 재고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주앙 아벨란제 당시 FIFA 회장과 대립했다. 정 명예부회장은 아시아축구연맹(AFC)에서도 사전 담합을 통해 아시안컵 개최국을 결정하던 관례를 비판하며 회장 재임 시절 담합 등 부패 문제 척결을 주요 과제로 삼았다.
정 명예부회장의 반부패 이미지는 그의 라이벌로 꼽히는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과 상반되는 부분이다. 플라티니 회장은 1998년 블라터 회장의 첫 선거 때 지지를 표명하며 블라터 회장과 행보를 같이 하다가 최근에서야 대립각을 세웠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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