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 기존 주택 임차 후 공간을 공유하는 ‘셰어하우스 우주’를 창업해 대도시 청년주거 문제의 해법을 제시하면서 국내에 ‘셰어하우스’ 열풍을 일으켰다. 소위 말하는 ‘잘난’ 청년이지만 겉모습은 편한 셔츠 차림에 수수하고 소탈한 모습이었다. 범상치 않은 김 대표를 지난 6일 만나 취업을 고민하고 있는 청년의 입장에서 가감 없이 여러 질문을 던져봤다.
―성공의 비결이 뭔가.
“성공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노력한 것에 비해서 성과가 크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나보다 훨씬 스마트하게 잘하는 친구들이 많다. 어떤 기업은 나와 같이 초기 500만 원으로 시작해서 현재 몇 조 원대 규모까지 성장했다. 그에 비하면 성과가 크지 않았고, 잘하지도 못했다. 살도 10㎏이 찔 정도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창업 후 5년을 회사에서 먹고 자고 하루를 꼬박 살다시피 하면서 일했다. 쉬는 시간, 화장실에서도 회사가 잘될 방법을 고민했다. 모든 생각과 정신, 에너지를 회사에 쏟았다.”
―젊은이들이 취업도 어렵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어려운 환경인데 조언이나 해법은.
“성공이라는 단어가 불편하고, 조언할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거듭 요청하자) 부정적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현실은 어차피 ‘암흑’이다. 취직하고, 자격증을 가진다고 해도 안정적인 시대가 아니지 않나. 대기업에 취업해도 40대 초·중반이면 퇴직해서 치킨집 창업에 나서는 사람이 많은 게 현실이다. 취직하거나 변호사, 의사 등 전문직이라고 해도 안정적이지 않다. 어딘가에 의존할 수 없고 스스로 서야 한다는 것을 빨리 깨닫는 게 나은 거 같다. 나는 현실을 직시하고 조직이나 무엇인가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안정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경우에는 위험요소를 내가 직접 통제하고 싶었다. 그래서 기업이나 조직에 들어가지 않았다. 조직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찾는다는 관점에서 경험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먼저 경험을 해서 자신이 최종적으로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으니까. 그런데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기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어떻게 사회적기업을 만들게 됐나.
“지금으로부터 7년 전인 23세 때 회사를 만들었다. 대학 2학년 때였고 ‘1년 정도 투자를 해보고 안 되면 어쩔 수 없지’ 하는 생각으로 부담 없이 시작했다. 사회적기업 관련 연합동아리에서 활동하면서 사회적기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 보청기 사업 또한 다른 나라 사례들을 공부하는 과정에서 인도의 유명한 사회적기업 사례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수익을 내면서 사회적가치도 창출하는 사회적기업에 매력을 느꼈다. 기부는 한 번으로 끝나지만 사회적기업은 지속적으로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사회적기업을 만들고 있고, 벤처 기업 등도 운영하고 있는데 처음 5년간은 회사에서 숙식을 하면서 24시간 일하는 체제였다. 이제는 좀 적응이 된 것 같다.”
고서정 기자 himsg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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