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보고 뒤 72시간내 표결 野, 국회 절차대로 처리 방침
“자수했는데 구속?” 동정론도


여야가 분양 대행업체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박기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처리하기 위한 국회 본회의를 오는 13일 열기로 잠정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는 8월 국회에서 국가정보원 해킹 프로그램 구매 의혹, 노동시장개혁 및 재벌개혁 문제, 선거구획정 및 선거제도 개편 문제 등 ‘3대 현안’도 함께 다룰 예정이지만 입장 차가 커 7월 국회에 이어 8월 국회도 공방으로 끝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여야 원내 수석부대표는 10일 오전 회동을 갖고 박 의원 체포동의안 처리 방안을 논의했다. 조원진 새누리당, 이춘석 새정치연합 원내수석 부대표는 정부가 이날 국회에 제출한 체포동의요구서를 11일 본회의에 보고하기로 했다. 현행 국회법 26조에 따르면 국회의장은 체포동의를 요청받은 후 처음 개의하는 본회의에 이를 보고하고, 본회의에 보고된 때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해야 한다. 새누리당 원내 관계자는 “14일이 휴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13일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 처리가 유력하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도 박 의원 체포동의안을 절차대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문재인 대표는 지난 7일 “국민들의 법 감정이나 도덕적 기준에 맞춰서 당이 방탄 역할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혁신위원회가 제1차 혁신안에서 부정부패를 엄하게 다스려야 한다고 밝혔고, 체포동의안을 처리하지 않고 자동폐기시킬 경우 지게 될 정치적 부담 등을 고려하면 신속하게 처리하는 게 낫다는 평이 많다.

다만 새정치연합 내에서는 박 의원에 대한 동정론도 제기되고 있다. 박 의원이 자술서를 통해 혐의 대부분을 시인해 사실상 자수한 것과 같고, 정치자금법 위반에 대한 형량이 ‘징역 5년 이하’인 점 등을 볼 때 구속은 다소 과하다는 것이다. 체포동의안은 무기명 비밀 투표로 표결이 이뤄져, 반대표가 다수 나올 가능성이 적지 않다. 지난해 9월 초에도 송광호 새누리당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바 있다.

새누리당의 한 당직자는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박 의원 개인에 대한 우호적인 평가가 많아 일부 의원들이 체포 반대에 표결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면 야당뿐 아니라 국회 전체에 대한 책임론이 나올 수 있는 만큼 13일 본회의에 앞서 단단한 표 단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 의원은 2011년부터 올해 2월까지 분양대행업체 I사 대표 김모(44) 씨로부터 현금 2억7000만 원과 7000만 원 상당의 고가 시계 2점 등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김만용·조성진 기자 mykim@munhwa.com
김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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