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과 마지막 경기 무승부
골문앞 처리 여전히 미숙
젊은 유망주 파격기용 성공
이재성·이종호 등 ‘눈도장’
밀집수비 뚫을 공격수 필요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이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선수권대회(동아시안컵)에서 7년 만에 우승했다. 특히 K리그를 주축으로 한 젊은 대표팀을 구성, 정상에 오르면서 인재 육성과 우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 사냥에 성공했다.
울리 슈틸리케(61)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9일 중국 우한에서 끝난 동아시안컵에서 1승 2무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열린 북한과의 최종전에서 0-0 무승부를 거둔 대표팀(승점 5)은 중국(1승 1무 1패·승점 4)을 따돌리고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이 대회 정상에 올랐다. 슈틸리케 감독은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1989년 지도자의 길로 들어선 뒤 처음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고무적인 점은 ‘유럽파’ 없이 우승을 일궈냈다는 것이다. 이번 대표팀은 평균연령 24.3세에 A매치 출전 경험이 1인당 6.96경기에 불과했다. 동아시안컵에서 주전 멤버로 나선 이재성(23·전북 현대), 김승대(24·포항 스틸러스), 이종호(23·전남 드래곤즈), 권창훈(21·수원 삼성) 등 국내파 미드필더진은 손흥민(23·레버쿠젠), 구자철(26·마인츠), 이청용(27·크리스털 팰리스), 기성용(26·스완지시티) 등 유럽파의 공백을 깔끔하게 메웠다. 이종호와 김승대는 첫 A매치 출전이었던 지난 2일 중국과의 경기에서 골을 터뜨렸다. 이재성과 권창훈은 탁월한 돌파에 이은 정교한 크로스 패스로 득점 기회를 만들어내며 우승의 밑거름이 됐다. 수비진에서도 홍철(25·수원 삼성), 임창우(23·울산 현대) 등이 합격점을 받았다. 2018 러시아월드컵을 향한 세대교체가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안기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최전방 공격수의 골 가뭄, 골 결정력 부재는 여전히 숙제로 남게 됐다.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했던 이정협(24·상주 상무)과 김신욱(27·울산)은 이번 대회에서 나란히 무득점에 그쳤다. 이정협은 중국, 북한과의 경기에서 공격 포인트를 남기지 못했다. 일본전 선발로 나섰던 김신욱 역시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지난 1월 열린 호주 아시안컵, A매치 등에서 5골을 합작한 이정협과 이용재(24·V바렌 나가사키)의 활약으로 ‘원톱 고민’에서 벗어나나 싶었던 한국은 최전방 공격수의 득점력을 다시 점검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2선 공격 자원은 풍성해진 반면 최전방 공격 자원은 양과 질에서 모두 커트라인에 미달했다.
최전방 공격수의 부진으로 골 결정력은 뚝 떨어졌다. 한국은 북한과의 3차전에서 무려 25개의 슈팅을 퍼부었지만 무득점에 그쳤다. 북한 골키퍼 리명국(29)의 눈부신 선방도 있었지만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하는 해결 능력이 떨어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유럽파인 손흥민, 구자철 등이 합류하면 골 결정력이 해결될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특정 선수에 의존하는 골 결정력 강화는 허점을 지닐 수밖에 없다.
한편 10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대표팀은 오는 9월 3일 국내에서 라오스와 월드컵 2차 예선을 치른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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