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연치아 살리기 필요성 = 보통의 성인은 앞니 8개, 송곳니 4개, 작은 어금니 8개, 큰 어금니 8개 등 총 28개의 치아를 갖고 있다. 28개의 치아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간혹 20대에 치아를 빼기도 하고 평생을 갖고 가기도 한다. 치과의학의 눈부신 발전으로 인해 국민들의 치아건강은 향상됐다. 1960~70년대의 치아를 빼고 해 넣는 치과에서 1980~90년대에는 치아를 빼지 않고 살리는 잇몸치료, 신경치료 등이 발전했다. 1990년대 이후에는 설령 치아가 빠지더라도 틀니를 끼지 않는 치과 임플란트가 개발됐고, 올해부터는 만 70세 이상의 노인은 평생 두 개까지 임플란트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시대로 진입했다.
하지만 자연치아에 대한 치의학 기술발전은 부족한 현실이다. 자연치아 살리기란 충치나 치주염(잇몸질환) 등으로 손상된 치아를 빼지 않고 신경치료, 잇몸치료, 보철치료 등을 시행해서 사용 기간을 연장하는 방법을 통칭해서 말한다. 비교적 치료 과정이 번거롭고, 치료받은 치아를 얼마나 더 사용할지에 대한 예후 판단이 어려운 점이 있지만, 자연치아를 빼지 않고 사용기간을 늘리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치료법이다.
이정욱(치의학박사) 대한치과의사협회 홍보이사는 “안타깝게도 부모님이 주신 자연치아를 100% 대신할 치과 기술이나 재료는 아직 없는 실정”이라며 “우리나라도 치의학 수준은 세계 최고이지만 자연치아 보존에 대한 생각은 답보상태인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아무리 훌륭한 임플란트라도 자연치아의 느낌과 기능을 완벽히 재현할 수 없다는 데는 모든 치과 의사가 동의하면서도 현재 치과 진료 현장에서는 임플란트의 남용이 심각하다”며 “일부 치과 의사들은 지난 100년간 연구와 검증 기간을 거친 치아 신경치료와 잇몸치료를 거부하고 임플란트로 모든 치료를 마무리하려는 진료 철학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어 많은 국민들이 올바른 치과를 선택하는 데 혼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동네 좋은 치과 = 서양 치의학이 1915년 윌리엄 셰프리라는 20대 청년 의사에 의해 국내에 처음으로 들어온 지 100년이 되면서 현재 전국 11개 치과대학에서 3만여 명의 치과 의사가 활동하는 등 치과의학이 급속도로 발전했다. 하지만 바이럴 마케팅, 노이즈 마케팅으로 치과 의료환경에서 자연치아를 살리려는 방법이 시대에 뒤떨어진 치료로 매도되는 상황이라는 것이 대한치과의사협회의 판단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치과의사협회는 8월부터 국민들이 믿고 찾아갈 수 있는 ‘우리 동네 좋은 치과’ 캠페인을 시작했다. 치과의사협회가 직접 좋은 치과를 인증해 국민에게 안심하고 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우리 동네 좋은 치과는 소위 ‘사무장 병원’으로 불리는 불법네트워크 치과는 인증받지 못한다. 불필요한 진료를 하는 치과, 치과 실장이나 치위생사가 상담하거나 진료하는 곳도 제외된다.
치과의사협회는 ‘우리 동네 좋은 치과’ 캠페인의 회원 치과는 홈페이지에 치과 의사의 이름, 사진, 이전 근무지를 공개한다. 이정욱 치협 이사는 “예전에 진료를 받았던 치과 의사가 우리 동네 좋은 치과 회원이라면 일반 국민들이 예전의 치과 명이나 전화번호, 치과 의사 이름 등을 검색해 현재 치과 의원의 이름과 연락처 등을 알 수 있다”며 “진정한 의미의 진료실명제가 실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네 치과가 갖는 주치의 개념의 장점을 극대화해 환자들에게 신뢰를 심어주고, ‘찾아가도 좋은 치과’에 대한 국민적 인식을 위해 적극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아프기 전에 관리해야 = 대부분 사람들은 이가 참을 수 없이 아플 때 치과를 찾게 되지만, 이때는 큰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평상시 치과를 찾아 정기적인 관리와 상담을 하면 치아 건강도 관리할 수 있으며, 치과 치료 비용도 상당 부분 아낄 수 있다는 것이 치과협회 설명이다. 협회는 연령대별로 치아 질환을 구분해서 관리하라고 조언했다. 연령대 별로는 △유아기 = 젖니가 나오는 시기로 정기적인 충치 치료와 올바른 칫솔질 습관이 중요 △아동·청소년기 = 젖니가 빠지고 영구치가 자리 잡는 시기로 필요할 경우 교정 시술이 요구 △성년기 = 남성의 경우 음주와 흡연으로 인한 치아 변색과 잇몸 질환이 많아 치아 손상치료와 스케일링이 필요, 여성의 경우 임신과 출산으로 치아와 잇몸의 손상이 많아 잇몸치료가 필요 △노년기 = 치아가 파손되거나 잇몸병으로 인해 치아가 상실되는 경우가 많아 치아 상실이 심할 경우 임플란트 시술 등이 필요한 것으로 조언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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